정성태 [뉴스]

이혜정 화백 개인전 '빛 속으로, 시간 속으로' 개최

시와 칼럼 2024. 8. 31. 07:52
728x90

나도 꽃 20F Acrylic on canvas 2024

"궁핍의 시간 속에서 만나는 빛. 그 빛을 찾는 시간을 그리고 싶었다"는 이혜정 화백이 오는 9월 3일부터 27일까지 '빛 속으로, 시간 속으로'를 주제로 경기도 광명시에 소재한 하안도서관 내 시민 열린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전시 기간 중 금요일은 휴관한다.

4월과 6월 사이 6호F Acrylic on canvas, 2024

시인이자 음악가로서 천부적인 예술적 기질을 갖춘 이 화백은 역시 시인이자 음악가였던 스위스 '파울 클레'를 좋아하는 화가로 꼽는다. 이 화백은 "음악을 전공하기도 했던 '클레'는 표현주의, 입체파, 초현실주의를 넘나드는 상상력과 예술의 끼를 시각적 미술을 통해 할 수밖에 없었을 운명"이라고 설명한다. 어쩌면 자신과의 동질감을 투영하는 측면도 있는 듯싶다.

공존 10F Acrylic on canvas

이혜정 화백은 작가 노트를 통해 "그림을 그린 지 40년이 넘었다"며 "그나마 전공자라는 흐릿한 이름표가 그림과 동고동락하게 한 의무감을 준 것 같다"고 회고한다. 이어 "삶의 가장 고달픈 시기가 닥치자, 붓을 꺾어버려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며 "그러나 빈약한 나의 자존감에 가장 큰 역할을 하던 것이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라는 속삭임에 그림을 놓을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시간 속으로 50F Acrylic on canvas 2024

그러면서 "레일처럼 늘 서로를 바라보았지만, 찰싹 붙어 불타는 사랑도 하지 못했다"며 "언젠가 서로 전폭적인 사랑과 믿음을 줄 수 있으려니 생각했다"고 토로한다. 이어 "요즘 들어 정만 남은 조강지처 같던 그림이 애교를 부리는 것을 보니 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그동안 내 그림의 가치를 외부에서 찾던 나의 시각도 바뀌기 시작한다"고 전한다.

카타콤베 20F Oil on canvas 2023

아울러 "내가 사랑해 주지 않으면 안 되는 내 생의 발자국이 아닌가"라며 "이제 그림은 좀 더 닫혀 있는 속을 열어달라며 다가온다"고 스스로를 채근한다. 또한 "나의 가장 중요한 삶의 부분이 되어 내 길의 빛과 이정표가 된 것을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하다며 "닫힌 마음들을 녹이며 따뜻한 빛으로 남는 작품들을 쏟아내고 싶다"고 천명한다.

이혜정 화백(작업실에서)

특히 "싱싱하게 창작한 작품을 통해 세상과 조화로운 삶으로 연계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며 "무엇보다 나 자신을 돌아보는 작업을 해야겠다"는 작품 세계를 향한 단단한 의지를 피력한다. 에필로그 속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누군가 또 다른 꽃을 피워내는 중이라고 한다"는 화자의 속삭임이 만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혜정 화백은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개인전 9회, 부스개인전 5회, 아트페어 2회, 초대전 및 그룹전 다수가 있으며 한국 미협, 광명미협, 이서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