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뉴스]

귀화 선수들의 한국 국위선양... 어느 종목 누구일까?

시와 칼럼 2024. 8. 12.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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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무대는 각국의 스포츠 종목별로 특출한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 출전해 서로 자웅을 겨루는 최강전 꿈의 대회다. 그중에서도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목에 건다는 것은, 해당 종목에 있어서 세계 최고 수준임을 의미한다.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종목이 있다. 한국에 귀화해 메달을 획득한 경우로, 유도 여자 57kg급 은메달과 혼성단체 동메달을 거머쥔 허미미 선수다. 독립투사인 허석 선생이 5대조 할아버지로 알려지며 더욱 큰 관심을 부른다.

허미미 선수는 한국인 부친과 일본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랐다. 6세 때부터 선수인 아버지를 따라 유도를 시작했으며, 일본 유도를 이끌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여동생 허미오 선수도 한국에서 유도 선수의 길을 걷고 있다.

그녀가 일본 와세다대학 재학 때인 2021년 일본과 한국 국적을 모두 보유하고 있던 중, 한국 국적을 지닌 할머니가 "한국 대표로 올림픽에 나갔으면 좋겠다"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그에 따라 한국 국적을 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파리에서 귀국한 후 "올림픽을 위해 열심히 했는데, 은메달이어서 아쉽다"며 "다음 LA 올림픽 때는 꼭 금메달을 목에 걸고, 제일 먼저 할아버지 기적비를 찾겠다"고 다짐했다. 허석 선생은 항일 격문 사건으로 일경에 체포돼 옥고를 치른 후 출옥 3일 만에 순국했다.

그와 함께 한국 탁구 여자팀의 전지희, 이은혜 선수도 빼놓을 수 없다. 모두 중국에서 2011년 귀화한 경우로 이번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에서 신유빈 선수와 함께 동메달을 합작해냈다. 한국 탁구 여자팀이 올림픽 단체전에서 16년 만에 이룬 성과다.

독일과의 동메달 결정전 1복식에서 전지희-신유빈 조가 완 위안-산 샤오나 조를 3-2로 물리쳤다. 2단식 주자 이은혜는 아네트 카우프만을 3-0으로 꺾었다. 3단식에 나선 전지희도 산 샤오나에게 3-0 승리를 거뒀다. 전지희, 이은혜의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이자 신유빈의 ‘멀티 메달리스트’ 확정 순간이었다.

전지희-신유빈 조는 2023년 더반 세계선수권 여자복식 은메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한국 탁구가 21년 만에 일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 하지만 전지희는 세계적 강자로 평가받으면서도 유독 올림픽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번에 그 한을 풀게 된 셈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