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뉴스]

석연경 시선집 『우주의 정원』 발간 및 시화전 개최

시와 칼럼 2023. 1. 2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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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우주의 정원』표지

석연경 시인이 자신의 시 가운데 식물을 소재로 하거나 정원을 노래한 42편을 함께 묶은 정원 시선집 『우주의 정원』(연경출판사)을 펴냈다.

석연경 시인의 이번 시집은 작은 풀꽃에서부터 세계 각국의 정원으로 이끌어 내며 독자로 하여금 삶의 다양한 양상이 발현된 정원을 산책하게 한다. 작은 식물에서 정원으로, 정원에서 세계로, 세계에서 우주로 확장되며 세계 정원에 깃든 우주의 생명력과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끈다.

또한『우주의 정원』에 등장하는 꽃과 나무는 존재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하게 한다. 아울러 생태의 어우러짐이 얼마나 존귀한 것인지도 알게 한다. 삶과 죽음의 의미심장함을 체감하고 정원의 아름다움으로 삶이 풍성해질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자연적인 음률로 생명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을 수 있다.

<우주의 정원> 시화전이 열리고 있는 연경갤러리

문학평론가 유성호 교수(한양대)는 "석연경 시편은 단아하고 고전적인, 그러나 그 저류(底流)에는 삶의 형식을 상상적으로 확장하여 표현하는 역동적 환상의 이미지들을 품고 있다"며 "그 이미지들이 파동치는 순간, 그녀는 자신을 둘러싼 사물이나 오랜 기억을 지속적으로 불러내면서 그것들이 얼마나 탄력 있고 선명한 감각으로 재현 가능한지를 아름답게 보여준다"고 논한다.

문학평론가 오민석 교수(단국대)는 "석연경 시인에게 있어서 '허공'은 '절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절벽'이 새로운 인식으로 가는 공간(길)이라면, '허공'은 그것의 과정이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석연경 시인에게 있어서 '허공'은 허무와 동의어가 아니다"라며 "그것은 허무라기보다는 비움에 가깝고, '텅 비어 융숭'(「집착에의 장사진」)한 어떤 것이다"고 평가한다.

황정산 시인(문학평론가)은 "석연경 시에는 흔히 볼 수 있는 생태시들의 자연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고 평한다. 그에 대해 "생태시들은 자연을 이상화하고 신비화한다"면서 "이상화된 자연은 세상을 넘어서는 초월적인 원리가 되어 관념화된다"고 꼬집는다. 그런데 "석연경 시인의 시들에 등장하는 자연은 구체적이다"라며 "그의 시들은 자연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말하게 만든다"고 풀이한다.

석연경 시인ㆍ문학평론가

석연경 시인은 시집 발간과 함께 <우주의 정원> 시화전도 열고 있다. 이번 시선집에 실린 시 가운데 30편이 담겨 있으며 2023년 1월 31일까지 연경갤러리 (순천시 중앙2길 11-19, 순천시청 옆)에서 전시한다.

국가정원이 있는 순천은 정원 도시이다. 현재는 4월부터 개최되는 202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 준비로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등이 폐장된 상태다. 정원이 그리워지는 이 즈음에 새롭게 열릴 아름다운 삶의 정원을 기다리며 석연경 시인의 『우주의 정원』과 시화전에서 미학적으로 승화된 정원을 산책할 수 있다.

문학평론가를 겸하고 있기도 한 석연경 시인은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 『둥근 거울』, 정원 시선집 『우주의 정원』과 시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가 있으며,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을 수상했다. 대학에서 국어를 가르치며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