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어떻게 윤석열 후보를 지지할 수 있나?" 묻는 그들에게

시와 칼럼 2022. 2. 9.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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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할 수 있냐" 작년 언제부터 종종 듣게 되는 말이다. 근래에는 예전 어느 진보정당의 간부로 활동했던 사람과 또 어느 인터넷 매체 발행인으로부터 같은 요지의 말을 들었다. 한 사람은 전화 통화였고, 다른 한 사람은 카카오톡 메시지로 그러했다.

한동안 서로 팽팽한 의견이 오갔다. 그들 나름대로 예의를 갖춰 전하려는 기색도 읽혀졌다. 그럼에도 그게 마치 정보기관 수사관에게 취조당하는 듯한 불쾌함이 밀려왔다. 종국엔 그들 모두가 인간관계 파탄까지 에둘러 통보했다. 전반적으로 시종 협박당하는 느낌을 받았다. 욕설은 없었으나 비인간적 잔인함과 서늘함이 느껴지는 행태였다. 혹여 어디서 그러한 기술을 습득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고 필자가 무슨 사회적 영향력을 갖춘 입장도 못된다. 아울러 선거에 출마하려는 경우는 더더욱 아니다. 다만 매번 양심의 소리에 정직하게 귀기울이고, 그에 따라 말하려고 노력했을 따름이다. 물론 그것이 모두 옳고 타당한 것이라고 강변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그럼에도 매순간 부끄럽지 않게 주장했다고 자신할 수는 있다.

그것이 그들에게는 몹시 아팠던 듯싶다. 소위 진보타령하며 수십년을 먹이 삼아 살아온 그들이니 이해될만도 하다. 하여 그들에게 물었었다. 또 묻지마식 민주당 지지자를 향해서도 묻고 싶은 것이 있다. 과연 지금 민주당이 내용 측면에서 진보와 개혁인가? 그리고 이재명 후보를 둘러싸고 드러난 일련의 궤적이 어떻게 진보 또는 개혁적인가? 전형적인 수구에 맞닿아 있을 뿐이다.

최근 광주를 비롯한 호남지역 18개 대학 전현직 교수 400여명이 윤석열 대통령 후보 지지선언을 한 바 있다. 며칠 후에는 광주지역 전 기초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당원 1335명도 윤석열 후보 지지선언에 나섰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 달라"는 민주당을 향한 뼈아픈 채찍질도 빼놓지 않았다.

사실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 소속이 아닌 대선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란 그리 수월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나서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은, 민주당의 현주소가 어떠한지를 고스란히 읽을 수 있을 듯싶다. 망가져도 그 얼마나 크게 망가져 있는지, 나타나 있는 실상을 통해 확연히 엿볼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이재명 후보와 관련된 여러 초대형 의혹, 아울러 배우자의 온갖 갑질 의혹까지 중첩되면서 걷잡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 역대 민주당 대선후보 가운데 전무후무한 일로 기억될 듯싶다. 오죽했으면 광주를 비롯한 호남마저 나날이 등지는 형국이 됐겠는가? 그래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이재명 후보를 지지할 수 있나?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