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검찰이 대대적인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이는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숱한 의혹에 대해 검찰에서 이미 상당한 혐의를 포착했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영장을 발부했다는 점은, 법원 또한 검찰의 영장신청에 대해 반려할 구실 또는 명분이 없었음을 뜻한다. 조국 후보자 본인은 물론이고, 그를 둘러싼 적잖은 사람이 이제 사실상 피의자 신분이 된 셈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시점은 25일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대통령과 사전교감을 통해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그 전에 검찰도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또 적잖이 준비했을 것임은 상식에 속한다. 결국 검찰의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이 27일 단행됐다.
이와관련 혐의선상에 오른 사람 태반이 출국금지돼 있다. 조국 후보자 모친과 아내 그리고 자녀들을 비롯해 대학 관계자들도 포함돼 있다. 그런데 조국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 재임시 부인과 자녀들 명의로 투자한 사모펀드 관계자들은 이미 해외로 도피한 상태다. 이들에 대해서도 입국을 종용하는 중에 있다. 필요할 경우 강제입국을 추진하는 방안도 불가피할 듯싶다.
그렇다면 이렇게 된 배경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자고나면 새롭게 쏟아지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율 또한 지속해 하락하고 있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폭락 수준에 가깝다. 특히 내년 총선에서 최대 격전지가 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민심 이반은 극에 달하고 있다. PK 지역 또한 자유한국당으로 넘어간 기류가 뚜렷이 감지되고 있다. 심지어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마저 조국 후보자 임명을 놓고 찬반 여론이 팽팽한 실정이다.
이에 위기를 느낀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조국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내심 기대했을 수 있다. 그러나 사퇴는 커녕 가짜뉴스 운운하며 끝까지 버티는 행태를 보며 적잖이 당혹스러웠을 듯싶다. 결국 검찰의 손을 빌러 조국 후보자 사퇴 압박에 나선 것이란 추론이 가능해진다. 이를테면 차도살인인 셈이다. 그런데 여기서 괴이하게 여겨지는 점은 무슨 연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철회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국 후보자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검찰에서 면죄부를 주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설득력이 그리 높지 않다. 왜냐하면, 검찰수사가 미진하면 국회가 특검추진에 나설 것이 훤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검찰이 권력 시녀라는 오래된 국민적 비난도 피하기 어렵다. 검찰조직 전체의 명예에 관한 문제도 걸려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의 초조한 기색이 여과없이 표출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검찰, 혐의없는 조국 압수수색은 나라 어지럽히는 행위"라며 사실상 검찰을 겁박했다. 이철희 의원은 "어느 정도 지위를 가진 분들에게 열려 있는 기회" 운운하는 특권의식에 찌든 면모를 드러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조국 딸 에세이 쓴 것, 제1저자 당연한데 뭐가 문제"라는 식으로 의학논문을 고교 2년생 에세이 수준으로 전락시켰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 수준이 이렇게 내놓고 서민을 우롱할 정도에 이르렀다. 집권세력의 도덕성 측면에서 파탄 지경에 처해 있음을 능히 읽을 수 있다. 그에더해 이젠 아예 진보 꼰대질까지 서슴지 않는다. 이를테면 지금 대학생들이 박근혜 때 뭐했냐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당시 중학생 또는 고등학생 신분이었다. 혹은 초등학생인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그들 가운데는 촛불을 들고 광장을 밝힌 10대들도 있었다. 그런데 그리 막말하는 사람들은 금배지 권력 달고, 박근혜 정권 때 지금의 대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숱한 무명용사 피를 자양분 삼아 정치적 출세 가도를 달린 그들이다. 그래서 묻거니와 당신들은 그 출세에 취해 무엇을 얼마나 했나? 혹여 달밤에 체조하느라 정신줄 놓고 있었나? 혹은 일식집에서 사케 낮술 마시느라, 가파른 삶을 살며 고통당하는 서민들을 우습게 여기고 있단 말인가? 그러면서 선거 때가 되면 서민을 차용하며 표 구걸에 나서는가? 근본 모르는 막말은 당신들 자신을 향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음을 뼈에 새길 수 있어야 한다.
시인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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