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의 결정적 진앙지는 최순실 딸 부정입학에 있다. 이는 박근혜 정권의 국정무능과 양극화 심화가 맞물리면서 국민적 불신과 불만은 걷잡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았다. 공정성이 헝클어진 박탈감에 휩싸인 학생들은 물론이고 부모들 심정 또한 발칵 뒤집어놓는 휘발성 강한 촉매제로 작동됐다.
당시 SNS에서는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비난이 봇물을 이뤘다. 연일 도심 광장으로 쏟아져나온 촛불 민심은, 되돌리기 어려운 거대한 파도로 일렁였다. 엄동설한 마다않고 광장에 모여든 숱한 촛불은 그 자체로 민중의 가슴에 숭고한 아름다움을 체현케했다. 그리고 그것은 박근혜 정권 끝판을 보게 한 탄핵으로 이어졌다.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숱한 의혹이 연일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조국 측과 민주당 쪽에서 가짜 뉴스로 매도하며 방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런데 이튿날이면 더 보강된 내용이 타전되는 웃지 못할 촌극이다. 결국 가짜뉴스 진원지가 조국 측과 민주당이 되고 있는 셈이다. 급기야 "조국 딸은 제2의 정유라, 학위 취소하라"며 서울대, 고려대 학생들이 학내 촛불집회를 여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매우 괴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조국 딸과 관련된 온갖 수상한 면모가 드러나고 있는데도, 소위 진보의 도덕적 우위를 내세우던 이들의 의문스런 언행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조국 딸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거나, 더러는 앞장서서 적극 옹호하는 졸렬함마저 서슴지 않는다. 물론 조국 불가를 외치는 진보 혹은 개혁세력 물결도 날로 높아가는 추세에 있기는 하다.
묻거니와, 언제부터 부정과 불의에 대한 옹호자로 뒤바뀐 양심인가? 최순실 딸은 비난 대상이고, 한편 그보다 더한 듯한 조국 딸은 특권층이 누려야 할 당연한 것이라도 된다는 뜻인가? 민망하고 역겨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바로 이런 맹목성으로 인해 한국사회가 한치도 전진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또한 청산돼야 할 우리 안의 적폐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수구세력 준동의 결정적 빌미를 바로 이런 저열한 묻지마 난장이 제공하고 있음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조국, 그에 대해 돌이켜보건데 그는 한낱 나이롱 패션주의에 불과했다. 어떤 이슈에 따라 대중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며 진보 시늉만 냈을 뿐이다. 그걸 이용한 수준 낮은 인기 동냥꾼이며, 최악의 저질 매명꾼에 다름 아니었다. 그를 둘러싼 숱한 의혹이 그것을 웅변하고 있다. 허위와 위선의 굿판을 걷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보고, 개혁이다.
그의 나이롱 패션주의 실체가 여실히 드러난 지금, 그가 가야 할 곳은 청문회 준비로 찾는 법무부 청사가 아닌, 바로 검찰 조사실이 돼야 마땅할 것이다. 아울러 대국민 참회와 함께 자진 사퇴일 것이다. 조국 후보로 인해 진보 진영 전체가 수모를 겪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면 이쯤에서 최소한의 남은 도리를 다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그에게 남은 마지막 선택지다.
시인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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