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안철수 회색주의, 국민의당 싸늘한 주검으로 내몰다/정성태

시와 칼럼 2017. 9. 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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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막다른 골목을 향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심지어 국민의당 당원들 사이에서조차 폐당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심상찮다. 이를 들여다보면 사망선고는 이미 내려진 상태나, 아직 사망신고만 미루고 있는 상황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여론의 기저에는 안철수 대표와 그 측근 그룹 스스로에 의해 자초된 것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다른 무엇보다 안철수 대표 본인이 안고 있는 뉴라이트적 역사관 그리고 피폐한 시대상에 대한 무지가 도마에 오른다. 아울러 국민 다수가 안고 있는 고통스런 호곡에 대한 몰이해로 집약된다. 그뿐 아니라, 어떤 문제 발생에 대한 책임전가 또한 거론된다. 그런데 그게 안철수 대표 본인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국민의당 전체를 나락으로 이끄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안철수 대표의 몰염치까지 겹치며 이제는 그 어떤 돌파구도 찾기 힘든 지경으로 접어든 듯싶다. 물론 이 또한 충분히 납득되는 지점이 있다. 돼지발정제 이용한 강간공모 전력의 홍준표 후보에게도 밀리는 대선 3위 패퇴, 그리고 안철수 대표의 젊은 측근들에 의한 제보조작 사태가 곧장 터지면서 그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안고 당대표가 사퇴했다. 그런데 그보다 더 막중한 책임선상에 놓여 있던 안철수 대선 후보가, 선거 끝난지 불과 석 달도 안돼 당대표 자리를 탐했다는 도덕적 비난까지 거세게 겹치고 있다.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도 안철수 대표 측에 의한 탈ㆍ불법적 선거운동이 자행됐다. 서명조작 사태, 당헌ㆍ당규 위반 등 막나가는 모습을 연출했다. 최근에는 국민의당 일각에서 부정선거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만일 일부 당원에 의해 선거기록 보존신청과 함께 고발사태로 확대되면 걷잡을 수 없을 듯싶다. 그리고 혹여 형사적 책임으로 이어질 경우, 또 다시 검찰수사를 받는 최악의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이 누적되면서 국민의당이 인구 사이의 관심과 각광은 커녕 오히려 조롱과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되어 있다. 특별히 지난 8.27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호남에서조차 철저한 무관심의 대상으로 내버려진 상태다. 급기야 당대표 선거에서 안철수 후보를 물밑 지원했던 호남 지역구 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해 이를 회람시키자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국민의당 당원들 사이에서조차, 안철수 대표의 맹목적 친위대만 남기고 정체성이 선명한 개혁신당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을 넘실대는 실정이다. 실제로 안철수 대표 때문에 국민의당 전체에 마음 가지 않는다는 여론 또한 비등한 현실이다. 국민의당 구성원 모두가 도매금으로 손가락질 받는 지경에 처해진 것이다.

 

그런데도 안철수 대표는 막무가내다. 호남을 비롯한 범개혁적 유권층의 욕구와는 상반된 발언과 행보를 연신 이어가고 있다.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평화와 안정을 조성하려는 노력보다는 대결과 갈등 국면을 부추기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급기야 바른정당 및 자유한국당을 포함하는 3당 합당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마저 대두되고 있다. 이를테면 적폐통합인 셈이다.

 

바로 여기서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비록 현재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그러나 최근 조사된 바에 의하면 74%로 집계됐다. 날로 미미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을 뜻한다. 이 또한 매우 낮은 응답률을 감안할 때 거품이 적잖을 것으로 파악된다.

 

특별히 문재인 정부의 최근 인선이 수구적폐 인사의 자리 마련에 급급하다는 비난도 일정 부분 감지되고 있다. 적폐청산과 개혁추진에 있어서도 기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냉ㆍ온탕을 오가는 등 일관성이 결여된 모습이다.

 

문제는 국민의당의 행태다. 더 적확한 의미에서 안철수 대표의 회색주의와 조작당 이미지다. 덧붙여 정치적 역량의 현격한 결여와 몰염치다. 그로인해 여론의 관심으로부터 완전히 막혀 있다. 전당대회를 통해 이를 탈피할 수 있었던 한가닥 기대마저 안철수 대표 체제가 구축되면서 완전히 무산되고 말았다.

 

그뿐 아니다. 내년 지방선거 전에 확실시 되는 이유미 사건의 유죄판결 등이 안철수 당대표 체제로 인해 더욱 피해갈 수도 없게 됐다. 오죽하면 국민의당 후보가 아닌 무소속 후보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는게 유리하다는 원성까지 터져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겠는가? 누가 그러한 죽음의 길로 몰아 넣었는가? 안철수 대표가 답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개혁신당 출현에 대한 욕구가 상당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인구 사이에 각인된 안철수 대표의 자유당스러운 색채, 그리고 씻어내기 어려운 조작 이미지와 결별해 확고한 개혁적 노선을 지닌 신당 탄생에 대한 목마름이다. 이를테면 불평등타파, 평화노선 정립, 역동적복지다.

 

이를 위해 개혁성이 강하고 남북평화 노선에 대한 확고한 정치 철학과 실천적 성과를 지니고 있는 정동영 의원이 투철한 소명 의식을 안고 주도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 크다. 아울러 정치 인생 내내 김대중 정신을 역설했던 박지원, 천정배 의원 또한 분명한 자기 입장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 호남 민심과 범개혁적 유권층을 향해 정면으로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