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정동영-천정배, 여론조사 야권 1위 등극/정성태

시와 칼럼 2015. 4. 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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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정한 정동영 전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봉천동 관악구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그에게 있어 이번 선거에 임하는 마음의 자세와 각오는 매우 각별할 것으로 여겨진다.

 

문재인 대표를 축으로 하는 새정치민주연합 내에 형성된 패권적 기득권 세력에 의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전북 전주를 떠나야만 했던 그다. 그런 이후 야당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강남 출마 등을 종용 받으며 끊임없이 희생만을 강요당하는 처지로 내몰렸다. 야당 대권 후보였던 그에게 최소한의 예우는 고사하고, 오히려 가혹하기 이를 데 없는 정동영 죽이기의 연속이었다.

 

이는 비단 정동영 전 장관 한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천정배 전 장관 또한 새정련을 탈당해 ‘광주 서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된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새정련 전체를 곪고 썩게 만드는 특정 계파의 이기적 독점욕에서 기인하는 간악함이다. 그것을 속 깊이 들여다보면 호남 압살의 일환임을 쉽사리 파악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결정적으로 호남 출신 유력 정치인 죽이기에서 방점이 찍혀 있다. 호남 민심이 문재인 대표에 대해 적잖이 싸늘히 돌아선 것도 결코 괜한 일만은 아닌 지점이다.

 

최근 조사된 여론조사 수치는 그것을 잘 웅변하고 있다. 5일 발표된 ‘서울 관악을’ 여론조사에서 정동영 전 장관이 여러 야권 후보 가운데 지지율 1위로 올라섰다. 4.29 재보선 출마를 고사하다 늦게 출발한 것임을 감안한다면 실로 무서운 기세다. 이러한 현상은 선거 막판까지 상승세를 더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새정련을 제외한 야권 후보 단일화까지 앞두고 있어서 그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서울 관악을’ 5자 가상대결에서 새누리당 오신환 43.8%, 국민모임 정동영 23.5%, 새정치연합 정태호 17.8%, 무소속 이상규 5.8%, 정의당 이동영 5.0%를 보였다. 그리고 3자 가상대결에서는 새누리당 오신환 46.2%, 국민모임 정동영 27.4%, 새정치연합 정태호 21.4%로 나타났다. 응답하지 않는 야권 성향의 표심은, 선거 추이를 관망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실제 득표에 있어서는 야권 유력 후보에게 승산이 클 것으로 분석되는 지점이다.

 

이와 관련 휴먼리서치 함효건 대표는 "오신환 후보의 지지도에 비해 야권 후보들의 지지도가 낮게 나온 측면이 높다. 지난 18대 대선 후보별 득표율에 비춰 봐도 야권 전체 지지도가 축소된 경향이 높아 향후 선거진행 상황을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정동영 전 장관의 출마로 ‘관악을' 판 자체가 흔들려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선거가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광주 서구을’ 또한 무소속 천정배 전 장관이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BS 노컷뉴스가 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천정배 38.7%, 새정련 조영택 29.9%, 새누리당 정승 13.5%로 뒤를 이었다. 특히 ‘지지하거나 호감이 있는 정당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새정련이 42.5%로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시 말해 야당 텃밭인 광주에서조차 새정련을 야당으로 취급하지 않거나 또는 마지못해 지지하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번 ‘서울 관악을’ 집계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휴먼리서치'가 지난 5일 '서울 관악을' 유권자를 상대로 유선 ARS(100%) 방식으로 조사한 것으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7%, 응답률은 2.16%(706명)이다. 아울러 ‘광주 서구을’ 집계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6일 '광주 서구을' 유권자를 상대로 ARS 조사/유선전화(100%) 방식으로 조사한 것으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07% 포인트, 응답률 3.52%(580명)이다. 두 지역의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관위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두 정치인의 출정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우리 시대의 갈급한 여망을 받들고 있어서다. 국민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발길이다. 그래서 이들의 행보가 인구 사이에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도탄에 빠진 국민의 삶을 돌보는 데는 태만하면서, 여야 공히 자신들의 기득권 지키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작금의 정치 현실에 대한 거센 도전이자 국민께 드리는 헌신의 성격이 짙다. 따라서 이들의 진정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닌 4.29 재보선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