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박희태 전 국회의장 성추행 사건과 치졸한 변명에 대해/정성태

시와 칼럼 2014. 9. 17.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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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세의 전직 국회의장 나으리께서, 23살된 처자의 젖가슴을 만졌다. 엉덩이도 거칠게 감싸고, 허벅지도 지긋히 눌렀다. 박희태 씨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강원도 어느 골프장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의 전모다.

사내가 여성에게 마음가는 것을 어찌 그 자체로 타박하랴. 꺼져가는 양기지만, 아직 욕정이 남아 있음을 비난할 일은 결코 아니다. 늙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남녀 관계가 추한 것일 수만은 없는 일일테다.

문제는 동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대가 원치 않았고 또 매우 불쾌하게 여겼다란 것이다. 거기 피해 여성의 마음자락에 씻기 어려운 혐오감이 남는다. 그 무엇으로 젊은 처자의 평생에 거친 깊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으랴.

여기서 결코 간과될 수 없는 또 다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즉, 사회적 약자에 대해 함부로 처신해도 된다는 평소 그의 굴절된 생각의 일단이 그리 현현된 것으로 여겨지기에 그렇다. 그것이 새누리당의 본모습이기도 하다.

더욱 가관인 것은, 손녀 같아서 그랬다는 그의 변명이다. 참으로 저렴하고 졸렬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다. 그게 그가 지닌 인격의 전부인 것 같아 씁쓸하기 이를데 없다. 참으로 혐오스럽고 파렴치한 언사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혹여 누가 그의 손녀 가슴을 만지거나, 엉덩이를 힘주어 감싸거나, 허벅지를 지긋히 눌러도 괜찮다는 뜻인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해도 부족할 판국이다. 그런데 고작 그런 변명으로 일관하다니 몹시 괘씸한 마음이 앞선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