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박영선의 이상돈 비대위원장 영입 카드? 새정련의 깊어가는 아전인수/정성태

시와 칼럼 2014. 9. 12.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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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특등 공신이라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닌 인물이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의 극우적 이미지를 탈색, 그녀의 선거를 승리로 이끈 몇 안되는 자원으로 평가할 수 있다. 비교적 온건 성향의 보수주의자인 그의 정책적인 부문만을 놓고 볼 때, 아마 그가 새정련 내의 무늬만 진보인 적잖은 사이비 의원들보다는 오히려 진보적일 수 있는 인사다. 그만큼 새정련이 보수를 넘어 날로 극우성을 노정해 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가 새정련 비대위원장으로 영입될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새정련 당대표가 되는 셈이다. 이러한 밑그림이 박영선 비대위원장의 독단에 의한 것인지 또는 일부 의원과의 사전 조율이 있었는지는 명확치 않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새정련 자강의 중심 푯대를 여전히 깨우치지 못하고 있다는 통탄스런 점이다.

박영선, 그녀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2차례나 연거푸 이해할 수도 없거니와 또 용납되지도 않는 독단적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로 인해 유가족은 물론이고 새정련 전체에도 그 운신의 폭을 심대히 약화시킨 측면이 강하다. 이번 이상돈 교수 영입 건에서도 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적장이 한 순간에 아군 진영의 총사령관이 되는 격이니 이를 납득할 수 있는 야권 지지층이 과연 얼마나 될까?

설혹 그가 새정련 비대위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영입된다면 별반 무리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새정련 구성원 각인에 대한 생사 여탈권 및 정체성의 향배를 통째로 쥐게 되는 당대표나 매양 다르지 않은 비대위원장으로 영입된다는 것은 상식에도 맞지 않고 또 이치에도 그른 테러적 발상이다. 오히려 그보다 빼어난 정치적 식견과 인품 그리고 소신을 겸비한 진보 진영 인사도 상당하다. 그런데 굳이 보수권 인사를 통해 당을 혁신하겠다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괴이하고 또 야릇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