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촛불집회 집행부에 하는 쓴소리/정성태

시와 칼럼 2014. 8. 1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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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문 이후 전개될 정치 상황에 대해 관심둬야 하리라 여긴다. 그의 공의에 대한 뜨거운 입맞춤과 검소한 처신을 통해 한국 가톨릭은 신자가 늘어나는 등 안팎으로 경사였음이 분명하다. 종교를 떠나 우리에게 깊은 위로가 되었음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의 문제는 남는다.

어차피 새정련의 현재 모습은 송장이나 매양 다르지 않다. 만일 누군가 박근혜 정권을 향해 치고 나오면 곧장 검찰행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다들 잘 알고 있다. 그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이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일단의 새정련 의원에 대한 검찰 소환이다. 거기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대리인이 되지 못해 안달난 듯한 조경태 류의 뒷통수 치기다.

문제는 또 있다. 부정선거 정국에서도 그랬지만, 세월호 집단학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촛불 모임 또한 한 치도 더 나아가지 못한체 허탈감만 쌓여가고 있다. 자칫 심각한 무기력증에 빠져들 개연성도 다분하다. 동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기에 하는 말이다.

물론 거리 행진까지 나서게 됐다는 점은 적잖이 고무적인 현상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경찰 진압에 막혀 매번 청와대 앞에도 이르지 못한체 주저 앉고 만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는 집행부의 뼈아픈 성찰과 투쟁 방식에 대한 획기적인 방향 선회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거기엔 연예인의 노랫가락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의 항복 선언서가 나올 수 있도록 보다 더 전략적이어야 함을 뜻한다. 슬픔에 대한 씻김굿은 진실이 훤히 드러난 이후에 해도 결코 늦지 않다. 피 흘려 싸워야 한다면 도리 없이 임해야 하는 일임을 집행부가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안이하고 태만한 자세 그러한 방식으로는 자칫 박근혜 정권에게 면피를 주기 위한 어용 촛불로 오인될 수 있다. 누구든 쓰러져야만, 이 혹독한 격랑의 링에서 내려오게 되는 끝장 싸움의 성격이 강하기에 하는 말이다. 집행부의 대오각성 있기를 촉구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