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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아, 용서치 말거라
깜깜한 바닷속 그 곳,
차가운 물이 차오르며
시시각각 공포가 엄습할 때
얼마나 원망스러웠니?
얼마나 피눈물을 흘렸니?
막 피어나는 꽃들아!
눈부신 미래의 꿈들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넋들아!
살려 달라고, 살려 달라고
손가락이 닳도록 벽을 긁으며
고통스레 살해 당하는 거기
그 물길 어느 한 자락에도
너희를 위한 국가는 없었다.
애타게 보고 싶었을
부모님과 피붙이들,
그리웠을 선생님과 학우들,
추억이 서린 길 모퉁이,
그 얼마나 크게 사무쳤으랴!
미안하다, 비굴하게 살아 남아서
미안하다, 살릴 생각을 하지 않아서
미안하다, 탐욕만이 어지럽게 배회하는 세상
그 누구도 용서치 말거라.
그 누구도 이해하지 말거라.
순결한 너희마저 종북 장사하는
저 금수만도 못한 것들은
더더욱 용서하지 말거라.
함께 길 떠나는 친구 손목 잡고
도란 도란 정겨운 얘기 나누며
부디 좋은 곳으로 쉼을 얻으렴.
신이 허락한 가장 빛나는 영역이
바로 너희들의 몫이기를 기도한다.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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