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세월호 침몰, 관재에 의한 간접 살해/정성태

시와 칼럼 2014. 4. 21.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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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여객선 세월호가 정선 상태로 목격된 때가, 사고 당일인 오전 7시~7시 30분 사이다. 인근에 거주하는 어부에 의해 최초 확인된 시각이다. 그렇다면 늦게 잡아도 오전 7시 30분에는 선장을 비롯한 주요 승무원이 선박의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운항을 멈췄다는 뜻이다.

 

 

그런데 여기서 쉽사리 납득되지 않는 점이 있다. '세월호'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와의 첫 교신이 그로부터 무려 2시간 가량 경과된 오전 9시 7분에 이루어졌다. 여기서도 의문이 남는다. 9시 7분 이전에는 세월호가 다른 곳에 사고 신고를 하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다음에서 일부 의문이 풀린다. 사고 당일 오전 8시 10분, 단원고 상황판에 이상 징후가 기록된다. 비슷한 시각, TV 아침 방송에서도 관련 속보가 뜬다. 심지어 전원 구조라는 괴이한 속보까지 뜬다. 도대체 이러한 취재원은 어디란 말인가?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 점이다.

 

 

이는 사고 정황이 9시 7분 이전에 이미 포착되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명 구조에 발 빠르게 대처했더라면, 승선한 사람 전원이 손가락 하나 다치지 않고 무사히 가족의 품에 안겼으리라는 통탄스러움이다. 그 촌각을 다퉈야 할 시각을 무슨 이유로 헛되게 소진했을까?

 

 

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세월호의 교신 내용 모두를 공개해야 한다.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에 대한 비난만 난무하는 가운데 정작 진실은 묻힐 수 있다. 사고 원인과 함께 이에 대한 의혹이 풀려야 향후 같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겠기에 그렇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