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세월호 침몰 사태에 관한 의문/정성태

시와 칼럼 2014. 4. 17.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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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 명 가까운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여객선이 진도 연안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대다수가 막 피고 있는 꽃과 같은 연령대인 고교생이다. 그 부모들의 가눌 길 없는 고통스런 심경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도대체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모를 일이다. 우선 사고 발생 신고를 왜 서두르지 않았냐는 의문이 든다. 그것도 사고 승객에 의해서 겨우 신고가 접수됐다. 아울러 사고 접수 1시간이 지난 시점에서야 늑장 구조에 나선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초동 대응이 늦어지면서 사고를 키웠다는 비난을 면할 길이 없다. 사고 원인과 함께 이에 대한 책임 규명도 반드시 따라야 한다.

 

 

이번 사고로 인해 국정원의 간첩 조작 사건을 비롯한 모든 정치적 이슈가 일거에 수면 밑으로 가라 앉았다. 바로 이 대목이 결코 예사롭지 않게 여겨진다. 다만 그것이 국가 권력의 횡포에서 비롯된 일종의 피해 의식에서 연유하는 것이기를 바랄 뿐이다.

 

 

그럼에도 거듭 납득되지 않는다. 이는 어느 망망대해 남태평양에서 발생한 사고가 아니다. 바로 우리 코앞 바다에서 발생한 사고이기에 그렇다. 그리고 무려 500여 명 가까운 사람이 승선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무슨 이유로 사고 신고를 미뤘으며, 구조 작업 또한 지체했느냐는 점이다.

 

 

대책 없고 무능하기 짝이 없는 정권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예의 그 북한 카드를 꺼내들까? 씨알도 먹히지 않을 것이기에 더는 사용치 못하리라 여긴다. 다만 공교롭게도 이번 사고와 함께 박근혜 정권의 모든 사악한 범죄가 여론의 관심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래서 거듭 예사롭지 않게 여겨지는 것이다.

 

 

부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우리 속담과 같이, 그저 일종의 기우에 그치기를 바랄 뿐이다. 아울러 희생자가 최소화되기만을 바라는 마음 또한 간절하다. 그저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 그야말로 우리 사회의 참담한 민낯을 보고 있는 셈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