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민주당-안철수 신당' 간의 뻔한 기싸움/정성태

시와 칼럼 2014. 2. 3.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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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 선거를 놓고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벌이는 신경전이 사뭇 귀엽다. 솔직히 표현하자면, 양 진영 간의 유아적인 꼼수가 그대로 읽혀서 헛웃음이 나온다.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를 줄 수 없다며 민주당이 먼저 견제구를 날렸다. 그러자 안철수 신당에선 연대는 구태라는 반응을 보이며 맞받아 쳤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민주당은 늙고 교활한 사기꾼으로 보인다. 그에 반해 안철수 신당은 세상 물정 모르는 풋내기로 비춰진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양 측 간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 범위 내로 좁혀진 상태다. 따라서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다만 그로 인한 국민적 눈총을 의식할 따름이다. 이와 함께 사실상 이는 선거구 탈환에 있어, 누가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냐에 대한 뻔한 기싸움이다. 야권 몫을 놓고 다투는 나눠먹기 경진 대회에 다름 아니란 것이다.

돌이킬수록 안철수 진영의 어긋난 좌표 설정이 뼈아프다. 한 때 천하를 쥐락펴락하던 기세가 반토막났다. 중도 타령할 때부터 누차 경고했던 바가 현실이 되었다. 어리석기 짝이 없다. 민주당보다 더 혁신적이고 또 진취적인 면모를 보였어야 했는데 오히려 회색지대가 되면서 기세가 꺽이기 시작했다. 시대상을 전혀 읽지 못한데 따른 자업자득이다.

이제 여기서 진보당의 반격이 남아 있다. 민주당과 안철수 두 회색주의 집단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진보 정치의 내일을 가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차대한 분수령이다. 대구 경북을 기반으로 하는 새누리당의 득세는 국가적 재앙이다. 따라서 그들 수구 매국당, 그리고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보수당, 여기에 진보당이 가세된 힘의 4분할을 이룰 묘책은 없을까?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