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정몽준만도 못한 금태섭/정성태

시와 칼럼 2013. 12. 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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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몽준 의원마저 박근혜 정권을 향해 칼날을 세웠다.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과 국방부의 조직적 선거 개입이 있었다면'이라는 사뭇 모호한 단서를 달고는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집권당 실력자의 입을 통해 부정선거 문제가 공식 거론되었다는 점에서는 결코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날로 여론의 추이가 그만큼 엄중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박근혜 정권에 대한 지지율도 40%대로 떨어졌다. 정권 초기임을 고려할 때 이는 사실상 국민적 불신 카드다. 이러한 여론의 추이를 타고 민주당 장하나 의원은 아예 대통령 사퇴를 공식 주문하고 나섰다. 이 또한 여론의 풍향계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 의원 측 공보팀장을 맡고 있는 금태섭 변호사가 장하나 의원을 비난하고 나섰다. 과연 누가 옳을까? 단언하건데 장하나 의원의 완승이다. 금태섭 변호사가 그만큼 시류를 읽지 못하고 있음이다. 한마디로 정무적 감각이 수준 이하다.

일전에 안철수 측근과 그 주변 세력을 향해 경고성 주문을 한 바 있다. 정무적 판단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마침내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이런 촌뜨기들이 야권의 대안세력이 되겠다고 나서는 판국이니, 될 일도 말아먹게 된다. 안철수 현상을 몰고 온 국민적 여망과는 다르게 헛개비짓을 하고 있다란 뜻이다.

중도 타령? 이제 그만 할 때도 되었다. 사악한 범죄에 대해 따져 묻는 것을 양극단의 한 축으로 보는 것은 올바른 현실 인식이 아니다. 오히려 그 자체로 범죄세력에 대한 면죄부가 된다. 애매모호하게 운신하려는 보신적 작태는 결코 중도가 아니라 사이비라는 사실을 각인할 일이다.

작금의 엄혹한 정치 상황에서, 야권 정치인이 풍찬노숙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진실이 오도되고, 국민의 피눈물이 한껏 서린 그 공분의 한복판에서 맞서 싸울 때라야만 비로소 국민적 동의를 더 굳건히 세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안철수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그 주변부 또한 명심할 일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