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노무현 부관참시한 김한길과 문재인의 파렴치한 권력 중독/정성태

시와 칼럼 2013. 7. 4.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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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2 국회 구테타는 민주당 사망 선포식 -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야합으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국회 표결로 처리했다. 재적 300명 가운데 276명이 표결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찬성 257명, 반대 17명, 기권 2명이다. 재석 의원 가운데 새누리당은 전원 찬성이며, 민주당은 4명 반대, 1명 기권을 제외하고서는 전원 찬성에 가담했다. 2013년 7월 2일, 입법 기관에 의한 쿠데타가 21세기 대한민국 국회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됐다.

 

이에 반대한 명단은, 안철수(무소속) 의원을 비롯해, 김미희(통합진보당), 김선동(통합진보당), 김성곤(민주당), 김승남(민주당), 김재연(통합진보당), 김제남(진보정의당), 박원석(진보정의당), 박주선(무소속), 박지원(민주당), 송호창(무소속), 심상정(진보정의당), 오병윤(통합진보당), 이상규(통합진보당), 이석기(통합진보당), 정진후(진보정의당), 추미애(민주당) 의원이다. 김영환(민주당), 서기호(진보정의당) 의원은 기권이다.

그런데 같은 날 저녁, 양당 원내 대표를 비롯한 일단의 여야 의원이 모여 폭탄주를 마셨다고 한다. 그도 모자라 상대 진영 의원들과 러브샷까지 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에 의해 확인됐다. 이날 술값은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계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돈을 그리 펑펑 쓸만큼 재원이 대단한 야당 대표인가 보다. 도대체 얼마나 다정한 사이였으면 폭탄주도 모자라, 서로 팔목을 맞걸고 러브샷까지 했을까? 심장이 갈갈이 찢기는 공분을 금할 길이 없다.

그러니 민주당이 어용 취급을 받는 것은 당연지사일 게다. 그 결과 난파 직전에 놓인 해적선이 되어 있다. 그렇다, 뱃전에 물이 차니 쥐떼가 되어 설왕설래다. 도대체 어디로 갈지 몰라 허둥거린다. 자신들의 정치적 연명을 위해 남북 정상 간의 대화록을 들추어내자고 당론으로 정한 그들이다. 그것도 새누리당의 러브콜에 꼬리를 치면서 말이다.

이는 국익을 헌신짝만도 못하게 취급한 매국적 행위에 다름 아닌 것으로, 향후 우리 정상 뿐만 아니라 타국 정상 또한 어찌 내밀한 외교적 수사를 나눌 수 있겠는가? 이와 함께 모셨던 주군을 부관참시하는 파렴치한 짓이란 점에서도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아울러 국기문란에 해당되는 국정원의 부정선거 개입을 물타기 위한 비열한 작태이기도 하다. 영혼이 실종된 정치 장삿꾼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낸 셈이다.

애초 예견됐던 일이기는 하다. 새누리당의 완전 공개 풍악에 맞춰 문재인 의원이 바람잡이로 나설 때부터 이미 악취가 진동했다. 노무현 정권 하에서 권력의 정점을 달렸던 그다. 그런 그가 주군마저 헌신짝 취급하며 새누리당과의 적대적 공생 관계를 유지해, 이를 세력화하는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파렴치한 발상과 그러한 작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아무래도 앞에서는 싸우는 척 하면서 뒤로는 형님 아우하는 사이인 듯 싶다. 그래서 세간에서는 민주당을 일컬어 낮에는 야당이고, 밤에는 여당이라는 비아냥이 회자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 무슨 말로도 이해될 수 없는 죽어 마땅한 죄악상이다. 거기 민주당은 사망 선고를 내렸음을 단언한다.

 

그리고 또 짚어보자. 문제의 핵심인 국정원 사태를 수면 아래로 잠재우겠다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특히 문재인 의원의 노림수가 통하게 될까? 만일 그렇다면, 정치권이 국민의 지적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보는 것일테다. 국정원 사태를 묻으려고 수작 부린 대가를 양당 모두가 톡톡히 치를 것이다. 그것은 달리 피할 길 없는 역사의 교훈이기도 하다.


이제 민주당은 공개적으로 새누리당의 2중대임을 만천하에 선포한 셈이다. 야당 구실을 못하는, 혹은 야당인 척하는 그런 사이비 정당은 그저 소각 대상에 불과할 뿐이다. 이는 결국 사실상 거대 여당만 있는 셈이다. 거기 소수 야당이 존재하는 형국이다. 그나저나 머잖아 새누리민주통합당이라는 거대 공룡 집단이 탄생할 것으로 관측되는 것은 지나친 기우일까?

 

"떠나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인구 사이에 널리 알려진 이형기 시인의 '낙화' 일부다. 어디 비단 꽃에게만 해당되랴. 삶도 그렇거니와 사랑 또한 그 마지막 길이 아름다워야 한다. 특별히 정치판이라면 더 할 것이다. 국민에게 버림 받고 시한이 다한 정당 또는 그러한 정치인이라면 더욱 새길 일이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jst01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