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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삶
또 한 겹 굳은살을 벗기며
내 안에 놓인 길을 보네.
얼마나 더 많은 내를 건너고
또 험준한 산을 넘어야 하랴.
다만 세파의 잡다함을 잊고
오롯이 사랑하는 이와 더불어
내게 남은 삶을 고요히 지키리니
거기 어찌 번고의 시비가 붙고
지친 욕망이 거처할 수 있으랴.
내가 사랑하는 한 사람,
거듭 내가 사랑하는 한 사람.
그와 더불어 한 세월 묻기를
우리가 함께 가꿔야 할
삶의 청초하고 단아한 일상이
지상의 가장 축복된 놀이가 됨을
저기 저 지순한 하늘에 고하리니
어찌 간악함이 깃들 수 있으랴.
돌이켜 보면 반 세월,
못내 후회인들 없으랴만
이제 그 늦은 헛됨을 떨치는 것도
아직 내게 남은 사명인 것을
그리하여 사랑하는 이여,
다만 아픈 그대만 온전히
끝내 한 마음으로 보듬어 가리니.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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