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뉴스]

김영환 전 장관/민주당 당원 동지 여러분께(김영환홈피)

시와 칼럼 2005. 11. 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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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원 동지 여러분께

10.26 보궐선거가 끝난 지 며칠이 지나갔습니다.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도 수도권에서 어떤 승리도, 승리의 전망도 이룩하지 못했습니다.

더욱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이런 선거결과를 두고 당은 어떤 자성도 새로운 모색도 하고 있지 못한 무력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지금의 엄중한 정세 속에서 부족하나마 저의 개인적인 입장이라도 밝히는 것이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동지에 대한 최소한의 제 의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던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에 의한 분당 이후, 집권여당에서 소수야당으로 전락하는 어려운 상황을 간난신고(艱難辛苦)의 심정으로 지금까지의 험로를 힘들게 걸어왔습니다.

그 동안 당이 처한 안과 밖의 혹독한 시련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 끝없는 애정과 성원을 베풀어주신 당원동지여러분에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고마움과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10.26 국회의원 재선거는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통렬하게 꾸짖는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이었습니다. 노무현 정권이 노정하고 있는 국정운영의 실패는 민주당을 분당한 노무현 대통령의 정략적 정치행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에 의한 민주당 분당은 범 중도개혁세력을 양분시키는 결과를 초래했고, 이로 인해서 노무현 정권의 정국운영은 파당적 한계를 지속적으로 노정 시키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국민들은 10.26 재선거를 통해서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이 야기한 이러한 정치적 난맥상을 통렬히 질책해 주었습니다.

10.26 재선거에서 국민들이 보여준 민의라는 매서운 회초리는 비단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을 향한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4.30 보궐선거와 10.26 재선거에서 민주당은 경기지역에서 출마한 후보가 전패하는 참담한 상황을 경험했습니다.

이는 당원 동지여러분들의 지속적 성원과 열망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전국적 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방편으로 수도권에 교도부를 확보하는 것에 실패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서울ㆍ경기 지역에서 민주당의 정치적 거점을 만드는 일은 전국 정당화와 향후에 있을 지자체선거와 대선에서 민주당의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 선결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런 점에서 노무현 정권에 이반된 수도권의 민심이 지난 4.30 보궐선거와 10.26 재선거에서 민주당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민주당이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번 10.26 재선거에서 국민들이 내린 매서운 심판을 받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자신들의 패배를 인정하고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당 운영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금의 정국이 이처럼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통렬한 자기성찰을 요구하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10.26 재선거에서 수도권 진입의 실패에 대한 어떠한 반성이나 전국전당을 지향하기 위해 당의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무기력한 상황에 빠져있습니다.
  
친애하는 당원 동지여러분!
  
민주당은 이번 10.26 재선거에서의 참패가 가져다 준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환골탈태하는 모습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당이 처한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여겨 전국정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때, 떠나간 민심은 민주당에 다시 돌아와 전국전당의 싹을 피워내는 튼실한 뿌리가 될 것입니다.

이번 10.26 재선거에서의 참패는 당 지도부가 민주당이 지향하는 정책과 지지기반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것에 실패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교훈이었습니다. 따라서 지도부는 10.26 선거가 당에 가져다 준 결과를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지도부가 지금처럼 무력한 당 운영에 안주할 때 민주당은 전국정당으로서의 면모를 일신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민주당 당원 동지여러분!

지금 우리는 지난 두 번의 재선거에서 수도권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획득하는 것에 실패한 민주당이 처한 총체적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당 운영에 쇄신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 당원 동지여러분의 지혜와 역량을 결집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도달해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민주당이 정체성을 확립하고 전면적 자기혁신을 통해 전국정당으로서 거듭나기 위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당원 동지여러분의 중지를 모으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당이 제시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민주당이 작금에 처한 참담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전국의 모든 당원 동지여러분의 총체적 의지를 담아 내기 위한 임시전당대회의 소집을 지도부에 강력히 요구합니다.

그 동안 당의 보존과 존립을 위해 선택했던 단일지도체제를 당의 빈약한 역량을 총 결집하기 위한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해야 합니다.

또한 이번 전당대회 과정을 통해 당의 진로와 정계개편에 대한 구상, 그리고 전국 정당화에 대한 전략, 정권창출에 당의 입장 등 국민과 함께 당원여러분의 지혜를 모아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현재 집권당과 노무현 정권에 등을 돌린 민심의 물꼬가 민주당으로 흐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어제의 패배와 좌절 보다 더 무서운 것은 오늘 우리가 당의 내일을 위해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집권당에 대한 반사이익과 그로 인한 호남에서의 일부 약진에 자족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각박합니다. 수도권선거의 전망과 전국 정당화의 전망이 없는 민주당은 존립근거가 없습니다.

지난 각종 선거결과를 보고 "수도권의 두 자리 수의 승리"라고 자평하기에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 각박합니다 이런 우리의 모습에 희망을 느끼는 국민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처지에 대해 형언할 수 없는 절망을 느낀 것은 저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당을 쇄신하고 개혁하지 않고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는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당에 등을 돌린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의 정치세력을 세우는 노력을 지금 우리가 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지혜와 힘을 모아 이 일을 해 나갑시다. 이것만이 '분당과 분열의 정치'에 대한 우리의 저항과 노력이 정당하다는 것을 보야 주는 일이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 안에 자리 잡고 있는 패배주의의 독버섯을 제거하고 민주당의 부활과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 갑시다.

당원여러분과 함께 민주당을 재건하는 일에 저 또한 함께 하겠습니다.

2005년 11월 1일
전 국회의원 김 영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