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이재명, 그의 언어 사용과 행실을 통해 읽게 되는 것들!

시와 칼럼 2025. 5. 20. 06:28
728x90

언어는 그 사용 주체자의 많은 것을 드러낸다. 형성된 성격과 성향 뿐만 아니라, 시간 속에서 빚어진 인품과 가치관 전반이 잘 묻어난다. 어쩌면 그것은 그의 내면을 투영하는 또 다른 얼굴일 수 있다. 진짜 민낯인 셈이다.

일차적으로 언어는 사람 사이를 잇는 의사소통의 창구이자, 문서 없는 약속이 된다. 인간계의 허다한 일이 그에 토대를 두고 이루어진다. 때문에 가족 구성원 간에도 실언과 허언이 반복되면, 신뢰 상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럴진대 국가 지도자를 자처하는 정치인의 언행이 어떤 원칙이나 명분 없이 조석으로 변한다거나 또는 몰상식하고 천박하게 비춰진다면 어찌될까? 이는 그에게 부여된 권위 상실은 물론이고, 통제력 또한 잃게 될 것임이 자명하다.

특히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언행은, 곧 국정운영 전반과 현안에 대한 결론적인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때문에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함께 그것이 미칠 파장 등을 신중히 고려해 발언되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언행은 도무지 신뢰를 주지 못하다. 그간 "내가 이런다니까, 진짜 그런줄 알더라"는 언어유희는 치명적이다. 최근 논란을 낳고 있는 커피 원가 120원 발언도 그것의 연장선에 있다.

매사 선동적이거나 공격적인 경향이 짙다. 한편 임기응변과 말장난에는 능하나, 정작 구체적 실행력은 갖추지 못한 듯싶다. 대선후보 1차 토론회에서 AI 관련 100조 원에 대한 개략적 설명조차 못했다는 점은 그 단적인 예다.

자신의 눈에 박힌 대들보는 외면한 채 극과 극을 오간다. 자신과 입장이 다른 정치인을 향해서는 곧장 나쁜 사람으로 매도하며 몰아세우기 일쑤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떠받드는 듯 참배했다가, 며칠 후에는 돌연 비난을 퍼붓는다.

때로는 국가의 존망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언행도 서슴지 않는다. 일개 중국 대사에게 머리 조아리는 듯한 행태 및 중국에게 '쒜쒜'해야 한다는 발언은 국민적 자긍심을 송두리째 짓밟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 참담한 모멸감을 안겨 주기에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무릇 정치는 계층, 세대, 지역, 남녀로 갈린 갈등을 조정하고 아울러 제반 혼선에 대한 최후의 보루로써 그 역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각기 다른 이해 당사자 사이는 물론이고, 정치인으로서의 말발도 서게 되는 것이다.

이는 보통 사람도 유념해야 할 덕목이다. 하물며 정치인에게는 더욱 엄격한 잣대가 요구된다. 정치인의 언행에 따른 파장과 골은 고스란히 국가 전체에 영향을 끼친다. 그로 인한 결과는 사회적 혼란과 국가적 재앙이 될 것임이 자명하다.

오는 6월 3일은 대통령 선거일이다. 후보별 그간의 업적과 성과, 도덕성, 현실감각, 국민통합 등 보다 나은 국가로 이끌 수 있는 적임자를 헤아려 볼 수 있는 안목이 긴요하다. 아울러 약속에 대한 이행 여부를 꼼꼼하게 따질 수 있는 혜안이다.

안팎이 판이하게 달라 이율배반적 행태를 일삼은 이를 변별해내는 것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수 있으리라 여긴다. 지금 다소 어렵다고, 곡간의 볍씨 종자를 털어 밥을 짓다가는 더 큰 궁지에 내몰린다. 유권자로서 자존의 문제라 하겠다.

* 필자 :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