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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64·사법연수원 16기) 서울고등법원장이 35년간의 법관 생활을 마치고 7일 퇴임했다. 윤 법원장은 퇴임사에서 “재판의 공정성과 법관의 정치적 중립성은 우리의 존재 기반이자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것이) 흔들릴 때 어김없이 정치권 등 외부세력은 그 틈을 타 그럴듯한 명분을 앞세워 법원을 흔들고, 때로는 법원과 국민 사이, 심지어 법관들마저도 서로 반목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법원과 법관을 지키기 위해서는 모든 법관이 재판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받지 않도록 재판과 언행에 신중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사태와 관련 “재판이 공정하지 못하다며 법원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키는 일도 있었다”고 지적하며 “평생을 봉직해온 법원이 그런 참사를 당할 때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와 관련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이 확고했더라면 감히 그런 일이 있었을까 생각해본다”며 “재판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믿음이 반석처럼 굳건했다면 그런 일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법원을 떠나는 소회에 대해선 “그 동안 경향 각지에서 각종 재판도 해보고 적지 않은 기간 사법행정도 해봤다"며 "저의 재판으로 인해 혹여 억울함을 당하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사죄드리고, 저의 불민한 사법행정이 법원 구성원들에게 부담만 가중시켰다면 이에 대해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말로 자신을 낮췄다.
윤준 법원장은 전남 해남 출신으로,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0년 춘천지법 강릉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그의 선친은 36년간 법관 생활을 지낸 후 2022년 별세한 고(故) 윤관 전 대법원장이다. 부자지간 법관 이력을 합하면 71년 정도로, 근무가 겹친 기간은 10년 가량 된다. 윤전 전 서울형사지법 부장판사는 그의 숙부다.
* 필자 :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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