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시집]

구도의 노래

시와 칼럼 2024. 9. 2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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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의 노래


우는 자여!
그대 가난한 날의
고독한 눈물을 거두어 내십시오.

모닥불 지펴
마음을 데울 친구가 없어도
존재하는 모든 것의 실상은
기실 혼자라는 것
그대 밖에서 그려지는
그대 그림자를 보려 하진 마십시오.

삶의 껍질을 벗고 나면
존재의 법칙도 보다 자유로운 것
그대 혜안의 창을 넓혀
삶의 여유를 더하십시오.

밝음에 있으되
낙조의 끝을 지나 밤이 되고
깊음이 더하면
어김없이 아침은 오고야 마는 법

낙엽이 지고 눈이 내리는
철없는 삭풍이 분다 하여
그대 가녀린 가슴에
결코 빗장을 채우진 마십시오.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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