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문자 읽씹 논란 둘러싼 그 수준 낮은 민낯!

시와 칼럼 2024. 7. 8.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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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나선 한동훈 후보가 이른바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과 관련한 일부 원외 인사의 사퇴 요구가 담긴 연판장 움직임에 대해 "구태를 극복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천명했다. 부조리한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인한 의지다.

이른바 '제2의 연판장' 사태 내막은 국민의힘 소속 어느 당협위원장에 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화를 통해 한동훈 후보의 사퇴 기자회견 참가 여부를 물었을 뿐만 아니라, 참가 여부와 관련해서는 노골적인 협박성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타전된다.

더욱이 문제를 야기한 사람이 특정 후보와 밀착된 관계라는 의혹과 함께, 이번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을 겸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에 따른 당내 반발이 크게 일고, 여론도 극히 악화되자 선관위원직에서 쫓기듯 물러나는 꼴불견을 연출하기도 했다.

급기야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도 뒤늦은 단속에 나섰다. "당헌·당규에는 후보자가 아닌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다"며 "당내 화합을 저해하는 '줄 세우기'와 같은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당 안팎의 역풍이 거칠게 몰아치자, 예정됐던 '한동훈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도 황망히 취소됐다. 쇄신과 변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기를 염원하는 국민의힘 구성원들과 국민적 바람에 꼬리를 내렸다. 일종의 자해극이 된 셈이다.

사태의 배후로 의심되는 특정 후보도 정치적 측면과 인간성, 상황 판단 등에 있어서 만신창이 처지로 전락될 위기다. 더욱이 대통령실도 "각 후보나 운동원들이 대통령실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당부드린다"며 선을 그은 점이다.

한동훈 후보 측 또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공개된 것은 선동을 위한 목적"이라며 "특히 지난 1월 이미 사과 요구를 공개적으로 했고, 이후 대통령실 공식 통로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해야 한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전했다"고 분명히 밝혔다.

당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입장에서는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과 올바른 주문을 했음이 확인된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도 이를 수준 낮게 비틀고 왜곡하는 저의가 뭘까? 그것이 경험 많다는 정치인들 민낯일까? 부끄럽고 또 부끄러울 일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