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기타]

불현듯 요리하게 된 씀바귀나물

시와 칼럼 2023. 9. 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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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요리하게 된 씀바귀나물

어제는 여의도와 양평을 오갔다. 느껴지는 피곤이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 승용차를 이용하게 되면 주차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경우가 적잖다. 그런 이유로 어지간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그게 마음에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젊은 시절에는 밀리지 않던 동네 몸싸움 축구도, 이미 10여년 전부터 그때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오랫만에 축구를 하게 됐는데, 공을 차도 헛발질이 나오고, 또 멀리가지도 않았다. 운동을 하지 않고 살아온 속일 수 없는 흔적인 셈이다.

귀갓길 전철에서 내려 지상으로 나오니 출출했다. 마땅한 식당을 찾느라 두리번거리는데, 80쯤 되신 할머니의 야채 좌판이 눈에 들어온다. 팔리지 않은 때문이지 또는 이제 막 좌판을 편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수두룩했다.

발길이 그리로 향했다. 몇 종류 콩, 호박잎, 씀바귀잎 또 아욱인 듯한 것이 펼쳐져 있다. 식당밥 먹기를 접고, 할머니 야채를 사서 집에서 요리하기로 정했다. 데친 호박잎으로 쌈을 싸거나 또는 된장국을 끓이고 싶었다. 그러다 씀바귀잎을 사는 것으로 정했다.

소금 한스푼을 넣고 끓는 물에 잘 씻은 씀바귀잎을 20초 가량 데쳤다. 건져낸 후 찬물에 씻고서 물기를 꽉 짰다. 엉긴 잎을 잘 풀어서 고추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참기름, 빻은 천일염, 간장, 빻은 참깨를 넣고 조물조물 버무렸다. 맛을 보니 약간 싱거운 듯하여 간장을 조금 더 넣고 버무렸더니 먹을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