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문재인 정부 외교ㆍ안보 라인...균형감 상실한 친미 일변도와 의존력 유감/정성태

시와 칼럼 2018. 5. 26.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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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남북평화를 이루려는 노력 아울러 남북 공동번영에 대한 의지는 분명한 것으로 읽힌다. 덧붙여 북미 관계개선 통한 북미 경제협력의 필요성 또한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그 자신이 난마처럼 얽힌 국제관계 속에서의 치열한 이해득실에 대해서는 다소 감각이 무딘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다보니 사안에 대한 주도면밀한 대처법과 추동력이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다.

 

더욱 큰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그러한 점을 보완하고 제대로 보좌해야 할 외교, 안보 라인의 엉성함과 무기력이다. 특히 균형감을 상실한 듯 여겨지는 지나친 친미 일변도와 그에 따른 미국 의존력은 유감스러운 지점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어떤 급변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기민한 상황분석과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려는 측면에서도 적잖이 미흡해 보인다.

 

향후 남북, 북미, 한미관계를 비롯한 중국, 러시아, 일본, 유럽 등을 상대로 하는 외교에 있어, 아직 드러나지 않은 복병이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 안보 라인에 있어, 이를 전반적으로 조율하고 실행할 수 있는 유능한 종합 사령탑을 세워야 한다. 그것이 평화와 번영을 향한 여정에 있어,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래야 경제, 복지를 비롯한 국가적 제반 현안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도 생긴다.

 

짚어 볼 일이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 공항에 영접 나온 미국 최고위급 인사가 램버트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 영접은 고사하고, 장관, 차관 심지어 차관보 또는 부차관보도 아닌 고작 부차관보 대행이었다. 한국 외교부와 주미 대사관의 무신경은 필히 질책 받아야 할 대목이라 여긴다. 물론 내용이 좋으면 모든 것이 덮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일국의 정상을 맞는 의전 또한 내용의 일부임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덧붙여 문재인 대통령이 회담을 마치고 귀국하기 무섭게 오는 6월 12일로 예정됐던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미국의 일방적 발표다. 차후에 만남을 갖을 수 있다는 여운은 남겼으나, 그러나 이는 한미 동맹을 표방하는 미국임을 고려할 때 매우 부적절한 처사다. 더욱이 사전에 한국과 논의 및 양해는 고사하고 언질조차 없었다는 점에서 대단히 불쾌한 일이다. 한국인의 자존감에 상처가 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불필요한 반미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를 백악관은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