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미국의 북한 적대정책...오히려 북핵 위협에 노출/정성태

시와 칼럼 2017. 10. 22.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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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의 핵심은 미국의 지속된 대북 적대정책에서 기인하는 것임을 애써 회피할 일만은 아닌 듯싶다.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대북정책 또한 제재 압박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핵기술 및 미사일 개발은 오히려 더욱 정밀화, 고도화, 다량화, 경량화되었고 폭발력 또한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북한은 이미 수소폭탄이 완성된 것으로 판단되며,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미국 본토까지 도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아울러 잠수함에서 핵탄두를 쏘아올릴 수 있는 자체적인 기술 능력도 갖췄다. 핵잠수함 건조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타전된다. 이제 국제사회는 북한에 의한 핵확산을 우려해야 하는 속일 수 없는 현실을 맞고 있다.

 

이는 자국 방어를 위한 북한 방식의 강력한 의지의 실현인 셈이다. 때문에 이를 풀어감에 있어, 북핵 폐기를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면 난항일 수밖에 없다. 북한으로서는 자신들을 향해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게 여길 것이기에 그렇다. 북한이 핵을 폐기하는 순간 미국의 군사 침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깊다. 따라서 북한이 그 어떤 협상 테이블에도 자신들의 핵폐기를 선결 조건으로 올리는 것은 만무한 일로 관측된다.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미국의 전향적 자세다. 그래야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것이고, 다음 수순으로 이행될 수 있다. 그 정점이 북미 평화협정 체결 통한 수교다. 다만 핵확산 방지에 관해서는 북측에서도 어렵지 않게 동의할 수 있는 문제로 여긴다. 이에 방점을 두고 추진하는 것이 보다 실현 가능한 일이 될 듯싶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태도 변화가 시급히 요구된다. 그간 미국은 걸핏하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심지어 북한 침략을 상정한 대규모 한미 군사훈련을 연례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젠 그에 더해 일본까지 가세하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북측은 핵무장 자체가 자신들을 지켜줄 수 있는 최종 병기라고 인식하게 된다. 북한이 핵폐기를 할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한미일' 세 나라의 북한에 대한 군사위협 제거가 우선돼야 한다. 아울러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 또한 이행돼야 하리라 여긴다. 북한은 자신들을 향한 현존하는 군사적 위협 그리고 미국에 의한 국제사회에서의 제재 압박이 가중되는 상태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핵 폐기를 선행 조건으로 요구하면 진척될 수 있는 일은 전무하다.

 

이제 해법은 단순명료해졌다. 북핵을 인정하는 것이다. 다만 핵확산 금지를 명시적 조건으로 북한과 첨예한 이해 당사국 사이의 평화협정 체결이다. 아울러 수교다. 그것 외에는 북한의 핵위협을 풀 수 있는 그 어떠한 지략과 전술 전략도 없다. 북한이 왜 사력을 다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렸는지, 그에대해 생각하면 쉽게 답이 나온다. 바로 거기 최고의 해법이 있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