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정치인의 보신주의는 악의 편/정성태

시와 칼럼 2014. 3. 1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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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남재준 등과 같은 녹슨 고철덩이에 불과한 퇴물들이 박근혜 정권과 함께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들이 권력의 최정상을 접수하며 등극한 이후 공권력에 의한 사악한 만행이 연신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이에 대해 강단 있게 나서는 야권 정치인이 없다. 김한길, 문재인, 안철수 공히 꿔다 놓은 보릿자루 마냥 청와대 눈치 보기에 급급한 모습이 역력하다. 유감을 넘어 개탄스럽기 그지 없다.

정의당 소속의 심상정, 유시민, 천호선 등은 오히려 청와대를 향해 꼬리까지 흔드는 태도를 취하고 있으니, 거기 더 무슨 말이 필요하랴. 오직 진보당만이 유일하게 악전고투를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저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속셈일까? 그래서 국민 일반이 흘린 피의 대가를 통해, 그 때서야 은근슬쩍 발 담그며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취하겠다는 간교한 계산에서 나온 발상일까?

모름지기 이들의 정치적 보신주의는 결단코 그들 스스로를 구원하지 못하리란 판단이다. 공의를 세우는 시늉만 하면서 야권 지지층의 찬사를 받을 수 있다고 여긴다면 착각도 유분수다.

이들이 향후 혹여 대권가도에 나서게 된다 할지라도, 이를 용납할 진보적 유권층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선혈이 낭자한 대중의 그 고결한 희생 앞에 무임 승차하려는 자는 악의 편에 다름 아닌 까닭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