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피의 대가 치루더라도 막아야 할 민영화/정성태

시와 칼럼 2014. 1. 8.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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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체결과 함께 의료 및 기간 산업에 대한 민영화가 급속히 논의됐다. 급기야 거센 국민적 반발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권에 의해 강제 진행될 급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가장 큰 명분으로 삼는 것이 경쟁체제 도입이다.

 

그런데 정말 그런 것일까? 철도, 가스, 전기, 수도와 같은 망산업의 경우에는, 복수의 사업체를 통한 중복 투자가 사실상 곤란하다. 따라서 경쟁체제 도입 자체가 불가한 경우에 해당된다.

 

물론 유선 통신과 같은 경우에도 망산업에 속한다. 그러나 전제된 산업에 비해 설비 공간의 특성이 현격히 다르다. 담배 또는 인삼의 경우에는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권은 무엇 때문에 별의별 가당치도 않는 논리를 들이대며 민영화를 고집하는 것일까? 그것도 거센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면서도 말이다.

 

뒤에 재벌이 있다. 그리고 거기 엄청난 규모의 로비가 있다. 정치 권력이 시장 바닥의 돈놀이에 제멋대로 놀아나고 있다는 뜻이다. 서민 혈관에 빨대를 꽂은 채 재벌 뱃속을 채워 주겠다는 발상이다.

민영화, 이는 다시 말해 일부 특정인의 안정적이고 항구적인 부의 독점을 보증하기 위한 정치 권력의 파렴치한 만행에 다름 아니다. 그에 따른 그 어떠한 감언이설도 본질을 희석시키기 위한 구차한 변명과 새빨간 거짓에 지나지 않는다.

의료 및 기간 산업은 부자와 가난한 자를 막론한 삶의 주요 토대다. 이것이 시장에 넘어가면 일반 서민은 그저 죽지 않고 겨우 목숨만 연명할 정도로 사육될 것이다. 특히 복지 여건이 열악한 우리 환경임을 감안할 때 이는 불을 보듯 훤하다.

물론 관련 사업장이 혁신되어야 할 점은 있다고 여긴다. 이를 굳이 부인하거나 또는 애써 두둔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본말이 전도될 수는 없지 않은가. 그것만 보다 국민적 합의에 따라 적절히 교정되면 해결되는 일이다.

그래서 막아야 한다. 그 어떤 피의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저들 사악한 자들의 탐욕스런 발길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그렇잖아도 노예된 삶에서, 이제 피골이 상접한 노예로 전락될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치열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 막나가는 권력의 횡포 앞에서 그것 외에는 달리 도리가 없다. 그리고 그것은 애국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아울러 이는 통일 이후의 애족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더욱 숭고한 전쟁이기도 하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