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새누리-민주' 양당 체제 갈아 엎어야 미래 열려/정성태

시와 칼럼 2013. 10. 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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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당, 공화당, 민정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극우 정당의 퇴행적 정치 행태가 어떻다는 것은 이미 주지하는 바와 같다. 심지어 친일 매국과 독재를 미화하는 일마저 주저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들의 뿌리를 감출래야 감출 수 없다는 것을 그대로 반증하는 셈이다.

새누리당에서 큰 형님으로 군림하고 있는 김무성 의원을 포함한 현역 의원 98명이 공주대 이명희 교수를 국회로 초청해 강의를 들은 바 있다. 이명희 교수는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그를 민의의 전당인 국회로 불러 강의토록 했다는 사실은 실로 경악 그 자체다.

이는 새누리당의 대체적 정서가 어떻다는 것을 단적으로 웅변하는 대목이다. 그들이 말하는 애국은, 친일매국과 독재에 맞닿아 있음을 자인하고 있음이다. 민주주의는 자신들의 정치권력과 소수 특권층의 호사를 가로막는 장애물에 불과하며, 북한은 함께 해야 할 민족공동체가 아니라 때려 잡아야 할 빨갱이일 뿐이다.

그들 주류가 지닌 정체성은 거짓 없이 그렇다. 그런데 여기에 또 다른 문제가 남는다. 민주당 또한 날로 우편향되면서 그들을 닮지 못해 안달이 되고 있다. 특별히 서민대책에 있어서는 새누리당과 무한 책임을 함께 지고 있다. 입술로는 온갖 사탕발림을 하였으나, 실제 그 속내에 있어서는 낙제 수준임을 부인키 어렵다.

최소한의 양식이라도 갖춘 사람이라면, 새누리당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마땅한 정당으로 여길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왜 그러는 것일까? 그 일차 책임은 민주당의 방임 혹은 동승에서 기인한다. 그 죄과를 일일이 열거하자면 해가 짧고 입이 아프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새누리당의 부역자임을 숨길 수 없다.

물론 민주당이 우리사회의 형식적 민주화라도 일정 부분 이끌어내게 된 점은 높게 평가할 일이다. 또 그 과정에서 숱한 피해를 당했던 분이 적잖았음도 인정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그들의 역할은 거기까지가 종착지다. 더는 진화하지 못한 체, 오히려 어느 순간부터는 다수 국민의 피눈물을 흡혈하는 대열에 합류하고 말았다.

이제 새로운 정치 지형을 구축해야 한다. 그것이 향후 태동될 안철수 신당이든 또는 통합진보당이든 선택의 폭을 대대적으로 넓혀야 할 일이다. 그간 너무 많이 잡수셔서 안이하고 태만해진 세력을 견제하지 못한다면 다수 국민의 삶은 만 년 하청일 뿐이다. 그들에게 일말의 기대라도 갖는다면 그건 만용이고 허식에 불과하다.

최근 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6명은 할 수만 있다면 국회의원 전원을 바꾸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는 상대적으로 더 보수적인 공화당에 그 책임을 묻는 응답률이 70%로, 공화당에서 하는 일이 못마땅하다고 답했다.

이그러진 자본의 한계를 그대로 노정하고 있는 미국사회의 현주소를 잘 반영하고 있는 대목이다. 시장질서의 순기능을 파괴한 체, 일부 특권층으로만 부의 집중이 가속화하고 있는 자본의 무차별적 횡포에 대한 반동이다. 그야말로 더는 노예적 삶을 살 수 없다는 대중의 자각증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또한 결코 사정이 다르지 않다. 재벌권력과 밀착된 타락한 정치권력과 그러한 파렴치한 질서를 타파하지 않고서는 국가의 미래가 단언코 암울하다. 정당 선택의 폭을 넓힘으로서 의회 권력을 분산시켜야 하는 이유다. 지지세가 엇비슷한 다당제 형태로 권력 분산을 전환해야 하는 급박한 당위가 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는 지금의 형태로는 다수 국민만 죽어 나자빠지게 된다. 그야말로 죽쒀서 개주는 꼴이 반복될 따름이다. 이러한 천박한 정치지형을 확 엎어야 한다. 그래서 저들 양대 정당의 모리배들이 더는 국민을 기망하는 일이 없도록 응징해야만 한다. 그것이 작금의 뼈져린 시대정신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