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정승조 합참의장의 북한 선제타격 망언을 규탄하며/정성태

시와 칼럼 2013. 2. 1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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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합참의장인 정승조 씨가 북한과 한 판 뜰 요량인 듯하다. 그의 말을 인용하자면, "북한이 도발하거나 핵공격 징후가 발견됐을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전쟁을 감수하고라도 선제타격을 실시할 것이다"라고 했다. 허풍도 이런 정도면 거의 초등학생 수준의 응얼거림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의 말과 같이, 남한이 전쟁을 감수하고서라도 북한을 선제 타격하게 되면, 그야말로 한반도는 불바다를 방불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남북한 모두가 폐허로 주저 않는 냉혹한 현실을 감수해야 한다. 아무래도 이러한 남의 비극을 가장 반기고 즐길 국가는 일본이다. 미국의 군수산업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물론 군 장성으로 갖는 그의 기상은 가상하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남한의 선제타격 후에 있을 북한의 막가파식 보복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재간이 정승조 합참의장에게 있는 것인지 우선 묻고 싶다. 망상이 지나치게 되면 자신 뿐 아니라 전체 공동체를 파멸로 이끌게 된다. 이 점을 합참의장은 명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만일 남한의 선제타격이 있게 되면, 이후 북한에서 날아오는 숱한 폭탄 공격이 어렵지 않게 예측 가능해진다. 그로 인한 소중한 인명 피해는 향후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고, 여기에 우리의 산업시설과 인프라 또한 초토화된다. 이를 복구하기 위해서 드는 비용과 시간은 얼마가 될지 가히 상상을 불허한다.

기실 북한의 핵무장은 남한 영토에 미국의 핵무기가 배치되면서 북한을 더욱 자극한 측면이 강하다. 미국의 핵위협 앞에 북한 당국의 핵무장 대응이라는 자위권 차원의 성격이 강하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뭔가를 얻겠다는 복안인 것이다. 즉, 미국을 향한 시위적인 성격이 강한 셈이다.

여기서 거듭 가정해 보자. 남한의 선제타격에 의해 남북한 간에 전쟁이 발발한다. 남한 정승조 합참의장의 비범한 전술 전략과 최첨단 무기력 그리고 용맹무쌍한 전투력에 힘입어 혁혁한 전과를 올린다. 그러자 궁지에 몰린 북한이 끝내 핵공격을 감행한다. 결론은 너도 죽고 나도 죽고 모두가 죽는다. 거기 일본만 가장 크게 웃는다.

솔직히 북한의 핵무장에 대해 미국이 그리 예민하게 반응할 일은 아니다. 북한이 설혹 핵무기 경량화에 성공할지라도,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 본토까지 다다르기에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 사이 미국의 요격 미사일에 의해 태평양상에서 불꽃으로 사라지고 만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가장 두려운 대상은 바로 일본이다.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인 것이다.

강조되어야 할 점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다.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의 주변 강국과, 그리고 이의 이해관계에 밀접하게 놓여 있는 미국의 먹이 사술로부터 어떻게든 우리 민족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지혜와 외교적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내야 한다. 이런 노력과 정성의 토대 위에서 평화통일의 대장정도 가능케 된다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E-mail : jst01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