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시집]

가을밤 단상/정성태

시와 칼럼 2011. 11. 24. 06:28
728x90

가을밤 단상

 

 

가을밤을 헤집으며 여기저기

별들의 산란소리가 들려옵니다.

 

무변하게 밤을 밝히는

더없이 거룩하고 은밀한 몸짓으로,

마치 두 손 꼭 움켜쥔

가난한 이웃들의 기도와도 같습니다.

혹은 어느 순결한 여인의 소망인 듯

잠 못 드는 사내의 영혼을 깨우기도 합니다.

 

옹이 박힌 일상을 뚫고

거기 온 몸에 깊고 따뜻한 파문을 몰며

여기저기 가을밤이 깊어만 갑니다.

 

 

詩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