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기타]

홍시를 기다리다, 불현듯 유년시절을 추억한다

시와 칼럼 2022. 12. 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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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 고향집 텃밭 울타리를 따라 대봉감나무 몇 그루와 접시감나무 몇 그루가 심어져 있었다. 앵두나무, 무화과나무도 있었는데, 가을이 익기 전에 모두 따먹게 된다. 이후 나무에 걸려 있는 유일한 과일이 감이다. 차츰 붉은색으로 물들면서 더러는 나무에서 물렁물렁 먹기 좋게 익기도 한다. 모두 붉게 변하면 긴 대막대를 이용해 따게 된다. 그래도 닿지 않는 감은 나무에 올라가서 따게 된다. 그걸 먹을 생각에 얼마간의 무서움 정도는 견디게 된다.

이걸 광(안체 바로 옆에 딸려 있어 곧장 방에서 미닫이 문을 열고 오갈 수 있게 된 곳간으로 주로 쌀, 생선, 물엿, 과일, 참기름 등을 보관한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그 비슷한 역할을 하였다)에 있는 항아리에 넣거나 또는 소쿠리에 담아 홍시가 될 때를 기다린다. 군것질거리 많지 않던 그 시절, 이때 먹었던 홍시맛은 일품이었다. 내 노년의 꿈은 나무와 화초를 가꾸는 게으른 농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