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차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온갖 패악스런 행태의 갑질이 타전될 때마다 거센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재벌, 장성, 사법부 등을 막론하고,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상대적 약자를 일방적으로 유린하는 경우다. 그런데 요즘 국민의당 내에서 이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다름 아닌 안철수 전 대표의 국민의당 당대표 출마와 관련된 정치논란이 그것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카이스트 제자인 이유미 씨에 의한 제보조작이 사실로 알려졌다. 그리고 안철수 전 대표가 영입 1호 대상자로 삼아 국민의당에 불러들였고 또 최고위원까지 자리를 줬던 이준서 씨가 제보조작에 연루돼 구속되어 있다.
그로인해 현재 국민의당 지지율은 3~4% 사이를 오락가락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정치 ㆍ 도의적 책임을 지고, 박지원 대표는 사퇴했다. 그런데 그 꼭지점에 있는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자숙은커녕 오히려 당대표 선거에 나서는 해괴한 사태에 직면해 있다. 세계 정당사에 이런 파렴치한 경우가 또 있는지 조사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대선 이후 문제가 불거졌을 때, 진솔한 자세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며 당의 지지율 추락을 최대한 방어해야 했다. 그런데도 안철수 전 후보는 수수방관하며 마치 남의 일처럼 대했다. 결국 관련자가 검찰에 의해 구속되는 지경에 이르자, 그때서야 뒤늦은 사과문을 냈다. 안철수 전 후보의 젊은 측근들은 구속되고 또 당은 세간의 조롱거리로 전락되며 만신창이가 된 후였다.
그렇게 대선이 끝난지 두 달이 넘도록 침묵으로 일관하던 7월 12일, 안철수 전 후보가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앞으로 모든 것을 내려 놓고 깊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히며 "정치인으로 살아온 지난 5년 동안의 시간을 뿌리까지 다시 돌아보겠다"는 말로 국민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그런데 그로부터 겨우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 출마의 변은, 선당후사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5년의 정치 역정을 뿌리까지 돌아보고 나니, 그간 국민의당에서 행한 갑질이 몹시도 그리웠던 듯싶다.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반성과 성찰은 오간데 없이, 오직 자신의 철없는 욕망과 측근들 욕심 채우기만 거듭 돋아난 것으로 읽히고 있다.
이쯤에서 안철수 후보 본인이 했던 말을 그 자신에게 되돌려줘야 옳은 시점이라 여긴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다가 온 기회는 불행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그의 정치적 역량 부재, 턱없이 부족한 실력, 정립되지 않은 철학 등 숱한 문제를 노정했다. 여기서 그에게 충고하자면, 시대와 역사에 대한 통찰력과 소명의식없이 그저 날림으로 가공된 인기는 한낱 신기루일 뿐이란 사실이다.
시인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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