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국민의당, 내부에 세작은 없는가?/정성태

시와 칼럼 2017. 7. 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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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극히 일각에서 바른정당과 합당할 것을 지속해 유포하는 부류가 있다. 이는 자유한국당과 통합을 염두에 둔 1차적 포석인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래야만 자신들이 따르는 특정 정치인이 차기 대선 주자가 될 수 있겠다는 알량한 셈법이 깔려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어쩌면 그게 가장 큰 이유일 듯싶다.

 

그렇다면 지난 대선 무렵을 복기해 보자. 당시 국민의당 특정인이 자유한국당까지 함께 하는 후보 연대를 주장한 바 있다. 이게 그만 문재인 후보 측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즉, 국민의당이 적폐세력과 함께 하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공격은 적잖이 유효했다.

 

호남은 물론이고 수도권을 비롯한 충청 등 전국의 개혁적 유권층, 심지어 중도층까지 국민의당 후보에게 차츰 등을 돌리는 또 다른 단초가 되기도 했다. 물론 문재인 후보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거둔 개혁적 유권층과 중도층은, 안철수 후보가 그와는 선을 그음으로써 기꺼이 그를 선택했다. 그러나 느슨한 지지층 그리고 관망하던 유권층은 차츰 돌아서는 계기가 됐음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렇듯 대선을 망치는데 일조했던 특정 세력이 여전히 대선 무렵의 그 얼토당토 않은 주장을 펼치고 있다. 다만 지난 대선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는 함구하며 틈을 노리는 정도의 차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자유한국당을 염두에 둔 추악한 속내에서 기인하고 있음이 고스란히 읽히는 지점이다.

 

강조하거니와, 국민의당 특정 세력이 그런 주장을 펴면 펼 수록 국민의당 회생에 걸림돌로 작동될 뿐이다. 왜냐하면, 대중의 인식에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할 집단으로 오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자유한국당과도 합당할 세력으로 여기게 된다. 그렇다면 여기서 국민의당이 얻을 수 있는 게 뭐란 말인가? 고름 밖에 더 되겠는가?

 

대선 이후 국민의당 지지율이 날로 하락세를 타게 된 결정적 요인 또한 특정 세력에 의한 바른정당과의 통합론 때문이다. 물론 음성파일 제보조작 건이 터지면서 그 여파는 더욱 뼈아픈 것이 되고 있다. 바로 이런 점을 명확히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정치를 왜 하려는 것인지, 스스로 깊은 성찰의 계기가 될 수 있어야 할 일이다.

 

바로 여기서 국민의당 일각의 보수 성향 짙은 특정 세력에게 엄중히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특정인의 정치적 사욕을 위해 국민의당을 볼모로 삼으려는 그릇된 행태는 즉각 멈춰야 할 것이다. 그리고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 노선이 자신들 정치적 색채와 부합하면 그리 옮겨가면 될 일이다. 속히 그럴 수 있기를 강권한다.

 

확언하거니와, 국민의당이 회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당을 혁신하고 개혁적 자기 정체성을 명확히 확립하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때 차츰 민심이 돌아오게 된다. 어줍잖은 정치공학만 찾게 되면, 지금의 수렁에서 영영 헤어날 길이 없게 된다.

 

작금 국민의당 노선이 회색주의로 낙인 찍혀 있는 상태다. 엎친데덮치는 격으로 지난 대선 당시, 음성 파일 제보 조작 건으로 궁지에 몰려 있다. 역대 정권의 집권 초기 행해진 검찰 생리로 볼 때, 어쩌면 없는 죄까지 덮어씌울 기세를 보일 것이다. 따라서 국민의당이 이런 난제를 속히 털어내고 사회ㆍ경제적 약자의 눈물을 치유하려는 고난의 길을 선도해도 부족할 판국이다.

 

그런데 국민의당이 처한 위기 상황을 교묘히 이용, 이를 특정 정치인의 사적 욕망을 위한 바람잡이로 여기려는 작태는 심판의 대상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지속해 국민의당을 군색하게 할 요량이라면 차라리 바른정당 또는 자유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것이 피차를 위해 유익한 일이 될 수 있다. 급하다고 신발 거꾸로 신는 일은 없어야겠기에 하는 말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