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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 죽어서
우리가 서로 죽어서
지상의 그 어떤 꽃보다 더 푸르고 예쁘던
저 바닷속 어린 넋들의 원통한 죽음이
맑은 하늘에 선연히 펼쳐질 수만 있다면
우리가 서로 죽어서
그 자식 잃은 어미와 아비의
나날이 짓찢기고 타들어가는 심장에
한자락 치유의 묘약이 될 수만 있다면
우리가 서로 죽어서
그리하여 마침내 원수의 사지를 찢으며
거기 모든 죄의 삯을 낱낱히 돌려 주는
거룩한 피의 제전일 수만 있다면......
시 :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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