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권은희, 그녀를 왜곡하지 말라/정성태

시와 칼럼 2014. 7. 11.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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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고맙고 사랑스런 여인이다. 공의와 진실을 향한 우리 시대의 잠든 양심을 흔들어 깨운 귀한 자산이다. 경찰 조직이라는 다소 특수한 조직 문화와 그러한 환경, 그런데 과연 당신이라면 그녀가 처한 상황에서 그리 정의롭게 처신할 수 있었을까?

 

다만 그녀의 뜻과는 달리, 안철수의 천정배 죽이기 꼼수에 활용된 측면이 못내 아쉬운 점은 있다. 그러나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 초동 수사 과정에 있어서, 현직 경찰 중간 간부로서 그녀가 보여준 강단과 소신 그리고 굳센 용기야말로 앞으로 경찰의 명징한 사표가 되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최근 그녀를 왜곡하는 내용이 난무하고 있어서 무척 안타깝다. 아마 안철수에 대해 크게 실망한 사람들에 의해 다소 악의적으로 가공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더러는 일베 부류에 의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세상이 바르게 변하기를 열망하는 제 세력들만이라도 제발 그리 졸렬하게 굴지 말자.

 

그녀가 말한 정확한 팩트는 "안철수 현상에서 희망을 보았다"라고 했다는 점을 명확히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안철수 지지자들과 또 안철수 비토 세력들은 "안철수에게서 희망을 보았다"로 제각각 아전인수를 일삼고 있다. 참으로 서글픈 마음 떨굴 길이 없다.

 

이제 정계에 첫 발을 내딛는 그녀를 그리 짓밟아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다들 야비하고 비열하다. 권은희의 앞날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자리를 희생한 천정배의 그림자만큼이라도 배우도록 하자. 썩은 정치판에 그나마 청량감을 줄 수 있는 천정배도 살리고 또 권은희도 살려야 한다. 그렇게 힘을 모아도 부족할 판국이다. 부디 크게 보고 넓게 가자.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