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엔 북한 사람들 머리에 뿔이 달린 줄 알았다. 학교에서 그렇게 가르치니 그걸 액면 그대로 믿은 탓이다. 어린 시절에 그리 믿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특히 70년대 그 당시에는 모바일은 커녕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다. TV에서도 북한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어쩌다 접해도 거의 대부분 북한에 대한 악마화였다. 그러니 선생님의 북한 관련 얘기가 일종의 경전과 같이 뇌리에 박혔던 셈이다.
당시 선생님의 '북한 사람 머리에 뿔난 얘기'를 들으면서 혼자 생각했다. "북한 사람 머리에 달린 뿔은 염소처럼 양쪽으로 각각 하나씩 달려 있을까? 아니면 만화에서 보는 도깨비처럼 가운데로 하나만 불쑥 솟아 있을까?" 종종 그런걸 상상하며 무서운 생각을 갖기도 했다. 그와 함께 북한 사람은 굉장히 나쁜 사람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또한 하게 됐다. 그런데 선생님이 그리 가르친다고 해서, 세상에 북한 사람들 머리에 뿔이 났다고 믿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적잖이 한심한 어린애였던 듯싶다.
지금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여전히 한국사회는 북한을 악마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를 정치적으로 끊임없이 악용하고 있는 수구적 일탈은 차치하겠다. 문제는 문재인, 안희정 류의 소위 친노 정치인 또한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심지어 남북 전쟁까지 부추기는 천인공노할 자들도 있다.
그렇다면 묻자, 북한을 상대로 전쟁 치르면 승리할 수 있을까? 그리고 현재 나타나고 있는 남북 군사력은 세계 10위권을 넘나든다. 특히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이기도 하다. 보턴 하나 어떻게 누르느냐에 따라 자신이 죽는지도 모르게 죽어나갈 수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북한 핵융합 기술은 인공 태양까지 띄울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런데 전쟁하자고 한다. 그래서 민족 공멸로 가자고 한다. 북한 사회를 머리에 뿔 달린 사람이 사는 식으로 왜곡하고 흑색 비방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게 뭔가? 단언하건데 아무것도 없다. 기껏해야 국민 피땀 흘린 세금으로 미국 고물 무기를 고가에 사들이는 것 외에는 전혀 없다. 북방외교를 열어서 우리경제 활로를 찾아야 할 판국에 그 무슨 해괴한 작태인지 도무지 납득되지 않고 있다.
최근 북한 김정은 이복 형 김정남이 피살됐다. 그런데 그게 무슨 그리 호들갑 떨 일이라고 도하 언론이 유명 연예인 복상사 기사 쏟아내듯 하는지 모를 일이다. 자국민은 해외 공관의 불성실한 대처로 인해 피해를 입는 일이 잊을만하면 발생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해외 여행 중에 강간을 당하는 사태 또한 적잖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이에 대해 손 놓고 있는 국가 권력이 국가 안위와 국민 생명 운운하며 길거리 약장사 떠들 듯하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미 백악관에서 북한 선제 타격론까지 공식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소위 대선 후보라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입을 굳게 닫고 있다. 그러고서도 어찌 국가 운영을 하겠다고 나서는지 솔직히 이해되지 않는다. 국정을 이끌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이나 갖추고 있는 것인지 불안한 마음 떨굴 길이 없다. 그런 사람들이 대권타령 운운하며 대국민 호객행위를 일삼고 있으니 어찌 기가 막힐 일이 아니란 말인가?
이에 대해 국민의당 국가대개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동영 의원만이 "북한을 악마화해서는 해결될 수 있는 게 없다"고 유일하게 목청 높이고 있다. 안보와 경제 구역으로서의 개성공단 조성을 통해 남북 경협의 실체적 초석을 놓았을 뿐만 아니라, 북방경제의 원대한 시대를 열고자 했던 그로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리라 여긴다. 그 얼마나 참담하게 여겨졌으면 대권 주자 운운하는 이들을 향해 질타를 아끼지 않았겠는가?
정동영 위원장은 15일 그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쟁은 절대 안돼", "전쟁은 남북 공멸", "워싱턴에서 나오는 북한 선제 타격론은 섬찟한 얘기"라는 표현으로 자신의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그는 또 그러한 문제에 대해 "구경꾼 말하듯 하는 외교장관이나 보수표 떨어질까 걱정해 북한 규탄 말고 아무 소리 못하는 후보들 믿을 수 없다"며 "대통령 박근혜를 끌어내린 국민인데 전쟁인들 못 막겠는가"라며 평화를 향한 국민적 행동을 촉구하기도 했다.
시인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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