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6.25 한국 전쟁일에 생각나는 얘기/정성태

시와 칼럼 2014. 6. 2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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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한국 전쟁 와중에, 소녀는 부모님 그리고 동생들과 함께 먹을 요량으로 동네 어귀에서 은행을 열심히 주웠더란다.

작은 포대에 은행이 한가득 찰 무렵 순사가 나타나더니 고사리 손으로 한 톨씩 모은 그 정성의 대가를 통째로 뺐어 갔더란다.

식구들과 함께 볶아 먹을 생각에 즐거운 마음로 포대를 채웠는데, 그 어린 소녀의 어여쁜 기대를 송두리째 앗아 갔더란다.

1950년 오늘, 한국 전쟁이 발발한 날이다. 문득 아주 오래 전에 모친께 들었던 얘기 한 토막이 불현듯 생각나서 옮겨 보았다. 

이 얘기를 모친께 들었던 때가 아마 1980년 광주 항쟁이 끝난 직후 그 언저리 무렵으로 생각난다. 억울한 기억은 그리 일생을 통해 지워지지 않는가 보다. 

하물며 남북 공히 전쟁 중에 겪었을 끔찍한 만행은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특별히 그 직접 피해자들의 원통함은 뼈에 사무치리라 여긴다.

그렇다, 그로 인한 불신과 적의가 여전히 충만하다. 특별히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드는 극우 난동 세력의 발호 또한 끝이 보이지 않을 기세다.

그럼에도 거기 화해 협력을 통한 공생 공영의 길을 열어야 한다. 상호 발전을 통한 평화 통일 외에는 달리 길이 없는 까닭이다.

같은 어리석음을 되풀이해서는 아니될 말이다. 그리고 전쟁을 부추기는 자는 북한으로 보내줘야 마땅하다. 거기서 자유 의지를 불태울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기에 그렇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