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뉴스]

인신매매, 장기적출... 동남아 ‘골든 트라이앵글’ 등 주의보!

시와 칼럼 2024. 6. 26.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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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인신매매 조직원들이 자국인 대상 해외 일자리 제공 명목으로 모집된 이들을 캄보디아,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 국가로 유인한 후 강제로 사기 범죄 등에 가담시킨 사건이 2022년 세상에 드러났다. 심지어 살아 있는 사람의 장기까지 적출해 팔아 넘기는 만행이 밝혀져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들 인신매매단은 솔깃한 근무 조건을 SNS에 제시하며 사람들을 현혹했다. 그러한 허위 구인 광고에 속은 사람들이 현지에 도착하면 휴대전화, 여권 등을 빼앗고 숙소에 감금했다. 외부와 단절된 피해자들은 사기단의 협박에 의해 보이스 피싱을 하거나 또는 이메일 등으로 본국의 다른 대만인들을 유인했다.

당시 대만 경찰 관계자는 “최근 동남아로 출국한 후 행방이 묘연해진 사람이 5000명에 달한다”며 “이들 외에 보이스 피싱 피해자까지 합치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캄보디아와 미얀마가 근거지인 일부 조직원은 현지 무장 범죄 조직과 결탁해 산채로 피해자 장기를 적출해 밀매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도 국내 취업난에 따른 해외 취업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피해자 수가 1년새 무려 23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특히 미얀마, 라오스, 태국 국경 지대인 ‘골든 트라이앵글’ 등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인 피해 사례가 심각한 지경이다. 2년 전 대만에서 발생한 인신매매 사건과 범죄 유사성이 짙다.

동남아 취업사기단은 고액의 연봉과 좋은 근무 여건 등으로 현혹해 현지로 입국시킨다. 그런 후 다른 사람과 연락할 수 없도록 휴대폰을 빼앗고, 귀국도 임의대로 하지 못하도록 여권까지 빼앗은 후 숙소에 가둔다. 감금된 이들은 주로 보이스피싱, 로맨스스캠, 불법 주식 리딩방, 도박 등의 범죄에 동원됐다.

이를 거부하면 과도한 항공료 및 숙박비를 청구한다. 결국 대다수 피해자는 지속되는 강요와 협박에 못이겨 범죄에 가담하는 상황에 놓인다. 하지만 일단 일을 시작하는 순간 사기 범죄의 공범으로 전락된다는 점이다. 현지 경찰에 신고해도 인신매매단과 결탁된 관계여서 사실상 단속이 무망하다.

한국인 범죄 조직은 동남아 현지에서 온몸에 문신을 한 채 떼지어 다니며 교민사회에도 불안감을 조성한다. 피해자 대부분은 사회 경험이 부족한 2030이다. 여기서 불현듯 대만 사태 때 어느 생존자가 했던 “매달 15~20명을 캄보디아로 데려와야 하는데, 실패하면 폭행당하고 음식도 못 받았다”는 절규가 스친다.

취업 사기는 국외 대상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구직이 절박한 사람들을 현혹해 원격으로 보이스피싱 조직의 금전 전달을 지시하는 등 범죄에 이용하기도 한다. 취업을 미끼로 거액의 소개비를 갈취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소개받은 일자리는 처음 약속과는 달리 배관 조공 등이었다.

지난해 8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미얀마 전역에서 최소 12만 명, 캄보디아에서 10만 명이 인신매매 범죄 조직 강요로 범행에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라오스, 필리핀, 태국 등에서도 유사 사례가 수만 명씩 나오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국인 피해도 날로 늘고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