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현재 상태로 악화되면 사반세기 내에 나라 망한다!

시와 칼럼 2024. 6. 2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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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은 인간의 신체 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파괴하는 치명적인 물질이다. 이는 개인의 건강악화, 경제적 손실로만 그치지 않는다. 공동체적 안녕과 질서를 심대하게 위협하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초저출산에 따른 망국의 위기 상황 앞에서 마약범죄까지 확산되면 국가적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최근 부산신항에 입항한 미국 화물선 냉동 컨테이너에서 벽돌 모양으로 1.1㎏씩 소분된 코카인 30개(33kg)가 적발됐다. 하역 과정의 X-ray 검사 도중 이상 물체가 확인돼, 해당 컨테이너 내부 패널을 해체하자 은닉된 코카인이 드러났다. 이는 110만 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양이다.

그런가하면 베트남·태국인 등이 마약 중간 유통책 혐의로 검찰에 대거 적발됐다. 심지어 난민 자격으로 한국에 거주하던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인 등 동남아 이슬람권 출신도 국내에서 마약을 유통하던 중 체포됐다. 외국인 불법체류자들로 구성된 마약 사범도 활개치는 형국이다.

이들 검거된 외국인들 진술에 의하면 “한국은 감시가 소홀해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보다 마약 구하기가 쉽고, 처벌도 약하다”고 밝힌 점이다. 담당 검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마약 수사가 어려워진 가운데 허술한 불법체류자 관리로 외국인 마약 범죄가 발생한 사례”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더욱 당혹스러운 점은, 청소년 마약사범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서다. 학교 교정에도 마약이 침투돼 있어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 어린 학생이 학교 복도에서 비틀거리는 모습을 현직 교사가 목격하는 등 악화일로에 놓여 있다. 해당 학생은 담임교사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약물 복용을 털어놨다고 한다.

교도소 내에서도 마약 유통이 이뤄지고 있다. 같은 방에 있던 수감자가 새로 들어온 수감자에게 마약을 보여주며 “원하는 게 있으면 뭐든 말해”, “돈이면 뭐든 다 된다”는 식으로 유혹한다. 또한 교도소 내에서 훨씬 많은 마약 공급처를 알게 된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교도소가 아니라 마약 사관학교"라고 개탄하는 지경이다.
  
우선 마약 밀반입을 차단할 수 있는 인력, 예산 등이 강화돼야 하리라 여긴다. 마약 제조자와 유통책에 대한 보다 강력한 처벌도 요구된다. 마약범죄를 적발한 공직자에게 인센티브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적극 강구될 필요가 있다. 일반 신고자에 대한 철저한 보안은 물론이고 포상도 높여야 할 일이다.

마약 투여자에 대해서는 처벌, 감시 위주에서 탈피해 치료, 재활에 집중하는 방안이 유효하리라 여긴다. 그간 교정시설 내에서의 마약 유통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수감자들이 더 많은 마약범죄 수법을 익히기도 한다. 최신 장비를 통해 반입 물품에 대한 마약검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어야 하리라 여긴다.

현재 학교 차원의 예방교육도 형식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들의 밝은 미래는 물론이고,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교육 당국의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프로그램 마련이 긴요하다. 또한 학생이 두려움없이 교사와 상담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 마련도 절실하다.

흔히들 국가 백년대계가 교육에 달려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학교 안에서도 마약에 취해 비틀거리는 학생이 있다는 믿기 어려운 사실 앞에 직면해 있다. 부존 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 입장에서는 인적 자원 육성을 통해 극복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교육 당국은 물론이고 정치권 모두의 관심과 필요한 대책이 수립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