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뉴스]

김건희 여사 물꼬... 100년만의 3여래 2조사 사리반환 결실

시와 칼럼 2024. 5. 20.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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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때 반출돼 미국 보스턴 미술관에 소장돼 있던 경기도 양주 회암사 3여래(석가불·가섭불·정광불)와 고려말 2조사(지공선사·나옹화상)의 불조사리(佛祖舍利)가 마침내 한국으로 환지본처(還至本處)됐다. 무려 100년만에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 뜻깊은 일로 그 역사성과 진정성 등에 있어서 매우 의미가 깊다. 이제 회암사에 영구 봉안돼 무정설법을 널리 펼치게 된다.

반환논의는 2004년부터 지속되어 왔던 현안이다. 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채 2013년 이후 사실상 중단 상태에 있었다. 그러던 2023년 4월, 미국 방문 중이던 김건희 여사의 재개 요청에 따라 다시금 논의가 본격화됐다. 이에 문화재청과 조계종단이 서로 협의하여 사리 반환을 공식 접수하게 되었다. 결국 그간의 지극정성이 깃들며 올해 부처님오신날 이전에 보스턴 미술관 측이 사리를 종단에 기증하기로 서명했다.

미국에서 기증절차가 완료된 이후 한국시간 4월 18일, 드디어 꿈에 그리던 회암사로 모셔오게 됐다. 이튿날인 19일에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회암사 3여래2조사 사리 이운 고불식’이 봉행됐다. 이로써 원래의 자리인 회암사로 돌아가 모셔지게 됐다. 사리가 공개되는 것은 고려 후기 사리탑 봉안 이후 600년 만에 최초다. 김건희 여사, 문화재청, 조계종단의 합심을 통해 이룬 국운 상승의 새로운 기운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후 5월 19일,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제’가 회암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도 함께 참석했다. 조계종에서 김 여사 참석을 수 차례 부탁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에 앞서 15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석탄일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에게 "사리 환지본처는 영부인께서 반환 논의 재개를 적극 요청하는 등 큰 역할을 해 주셔서 모셔올 수 있었다"며 "불교계에서도 크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사의를 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귀한 유물을 다시 모셔 오는 길은 길고 힘들었다”며 “포기하지 않고 국민과 정부가 힘을 합쳐 애쓰고 노력하니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해 국민들의 소망을 이뤄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국민을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또 힘쓰겠다”며 "환지본처를 위해 애써주신 스님 여러분과 불교계에 깊이 감사드리며 이를 계기로 한국불교의 문화와 정신이 우리 사회에, 전 세계에 더 널리 확산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행사 전 사전환담 자리에서 봉선사 주지 호산스님은 "사리 환지본처를 위해 20년 노력했는데 그렇게 안 되던 것이 김 여사님 도움으로 가능했다"며 "부처님이 이곳으로 돌아오시려고 마음을 먹으신 것 같다"고 감사 인사를 건넸다. 이에 김 여사는 “사리가 환지본처되어 매우 뿌듯하며 이를 계기로 불교가 중흥하길 바란다”며 “제가 아니라 1000만 불자들의 염원이 이룬 결과라 생각한다”는 말과 함께 “불교계의 숙원을 해결하는데 힘을 보탤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