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밴더빌트/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외로운 여름과 거짓 꽃이 시들고도 기나긴 세월이 흐를 때 사랑은 천천히 오는 것 얼어붙은 물 속으로 파고드는 밤하늘의 총총한 별처럼 지그시 송이송이 내려앉는 눈과도 같이 조용히 천천히 땅 속에 뿌리 내린 밀알처럼 사랑의 열기는 더디고 조용한 .. 좋은시·좋은글 2009.01.04
칼릴 지브란 /사랑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 사랑이 그대에게 손짓하거든 그를 따르라. 비록 그 길이 험하고 가파를지라도. 그리고 그 날개가 그대를 감싸거든 그에게 그대를 고스란히 맡기라. 비록 그 깃속에 숨겨진 칼이 그대를 다치게 하더라도. 또 그가 그대에게 말하거든 그를 믿으라. 비록 그 목소리가 그대 꿈을 부수어 마치.. 좋은시·좋은글 2009.01.03
정약용/하일대주(夏日對酒) 하일대주(夏日對酒)/여름날 술을 앞에 놓고 后王有土田(후왕유토전) : 임금이 땅을 가지고 있는 것이 譬如富家翁(비여부가옹) : 이를테면 부잣집 영감의 그것과 같으니 翁有田百頃(옹유전백경) : 영감 밭이 일백 두락인데 十男各異宮(십남각이궁) : 아들 열이 제각각 따로 산다면 應須家十頃(응수가십.. 좋은시·좋은글 2008.11.27
성삼문/수양미(首陽薇) 수양미(首陽薇)/수양산 고사리 當年叩馬敢言非(당년고마감언비) : 그 해에 말고삐 당기며 감히 임금님 잘못을 말하니 大義堂堂日月輝(대의당당일월휘) : 대의가 당당함이 일월같이 빛났네 草木亦霑周雨露(초목역점주우로) : 풀과 나무도 주나라의 비와 이슬에 젖은 것 愧君猶食首陽薇(괴군유식수양미.. 좋은시·좋은글 2008.10.06
백석/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가자 출출이 우는 .. 좋은시·좋은글 2008.09.30
이백(李白)/월하독작(月下獨酌) 월하독작(月下獨酌) 花間一壺酒(화간일호주) : 꽃나무 사이에 술 한 동이 獨酌無相親(독작무상친) : 함께 하는 이 없어 홀로 마신다. 擧杯邀明月(거배요명월) : 잔 들어 밝은 달을 맞고 對影成三人(대영성삼인) : 그림자를 마주하니 셋이 되었네. 月旣不解飮(월기부해음) : 달은 술을 아예 마시지 못하니 .. 좋은시·좋은글 2008.08.03
두보/춘망 春望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나라는 부서졌으나 산하는 여전하고 城春草木深(성춘초목심) 도성에 봄이 오니 초목은 무성하네 感時花濺淚(감시화천루) 시절은 느끼나 꽃을 보고도 눈물을 뿌리고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이별의 한스러움에 새소리에도 마음이 놀래네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 좋은시·좋은글 2008.07.04
박봉우/나비와 철조망 나비와 철조망 지금 저기 보이는 시푸런 강과 또 산을 넘어야 진종일은 별일없이 보낸 것이 된다. 서녘 하늘은 장미빛 무늬로 타는 큰 눈의 창을 열어… 지친 날개를 바라보며 서로 가슴 타는 그러한 거리에 숨이 흐르고 모진 바람이 분다. 그런 속에서 피비린내 나게 싸우는 나비 한 마리의 상채기. 첫 .. 좋은시·좋은글 2008.06.18
윤동주/쉽게 씌어진 시 쉽게 씌어진 시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 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 좋은시·좋은글 2008.06.16
김기림/바다와 나비 바다와 나비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詩 김기림 좋은시·좋은글 2008.05.21
칼릴 지브란/내 영혼이 내게 충고했네 내 영혼이 내게 충고했네 1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다른 이들이 싫어하는 모든 걸 사랑하라고 또한 다른 이들이 헐뜯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라고. 사랑이란, 사랑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사랑받는 사람까지도 고귀하게 만든다는 걸 내 영혼은 보여주었네. 예전에는 사랑이 가까이에 피어난 두 꽃 사이.. 좋은시·좋은글 2008.05.09
R. 구르몽/낙엽 낙엽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 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 좋은시·좋은글 2007.10.10
주자십회훈(朱子十悔訓) 주자십회훈(朱子十悔訓) 1. 不 孝 父 母 死 後 悔(불 효 부 모 사 후 회)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으면 돌아가신 뒤에 뉘우친다. 2. 不 親 家 族 疎 後 悔(불 친 가 족 소 후 회) 가족에게 친절하지 않으면 멀어진 뒤에 뉘우친다 3. 不 接 賓 客 去 後 悔(부 접 빈 객 거 후 회) 손님을 잘 접대하지 않으면 헤어진 .. 좋은시·좋은글 2007.05.11
구상/초토의 시 焦土의 詩 하꼬방 유리 딱지에 애새끼들 얼굴이 불타는 해바라기마냥 걸려 있다. 내려쪼이던 햇발이 눈부시어 돌아선다. 나도 돌아선다. 울상이 된 그림자 나의 뒤를 따른다. 어느 접어든 골목에서 걸음을 멈춰라. 잿더미가 소복한 울타리에 개나리가 망울졌다. 저기 언덕을 내려 달리는 체니(少女)의 .. 좋은시·좋은글 2007.04.29
박용철/떠나가는 배 떠나가는 배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구인들 손쉽게야 버릴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아 사랑하는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 좋은시·좋은글 2007.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