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김현승 눈물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 좋은시·좋은글 2012.08.20
먼 후일/김소월 먼 후일 먼 후일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시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시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후일 그 때에 '잊었노라' 詩 김소월 좋은시·좋은글 2012.06.24
아파치족의 결혼 축시 아파치 족의 결혼 축시 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지붕이 되어 줄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춥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함이 될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더 이상 외롭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동행이 될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두 개의 몸이지만 두 .. 좋은시·좋은글 2012.05.15
그 분이 홀로서 가듯/구상 그분이 홀로서 가듯 홀로서 가야만 한다 저 2천 년 전 로마의 지배 아래 사두가이와 바리사이들의 수모를 받으며 그분이 홀로서 가듯 나 또한 홀로서 가야만 한다. 악의 무성한 꽃밭 속에서 진리가 귀찮고 슬프더라도 나 혼자 무력(無力)에 지치고 번번이 패배의 쓴 잔을 마시더라도 제자.. 좋은시·좋은글 2012.04.08
김현승/가을의 기도 가을의 기도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 좋은시·좋은글 2010.09.29
칼릴 지브란/결혼에 대하여 결혼에 대하여 그대들은 함께 태어났으니, 그대들은 영원히 함께 하리라. 죽음의 흰 날개가 그대들의 생애를 흩어버릴 때까지 그대들은 함께 하리라. 영원히, 그대들은 함께 하리라, 비록 신의 말없는 기억 속에서까지도. 그러나 그대들 함께 함에는 공간을 두라, 그리하여 하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 좋은시·좋은글 2010.09.29
폴 베르네르/거리에 비 내리듯 거리에 비 내리듯 거리에 비 내리듯 내 마음 속에 눈물 내리네. 가슴 속까지 스며드는 이 슬픔은 무엇일까? 땅 위에, 지붕 위에 내리는 비 오는 소리의 처량함이여! 속절없이 외로운 마음 울리는 오~~~빗소리, 비의 노래. 서럽고 울적한 내 마음에 뜻모를 비만 내리네. 원망스런 생각이라도 있는 것일까. .. 좋은시·좋은글 2010.09.29
인디언 추장 '옐로 라크(노란 종달새)'의 1889년 기도문 옐로 라크(노란 종달새)의 1889년 기도문 바람 속에 당신의 목소리가 있고 당신의 숨결이 세상 만물에게 생명을 줍니다. 나는 당신의 많은 자식들 가운데 작고 힘 없는 아이입니다. 내게 당신의 힘과 지혜를 주소서. 나로 하여금 아름다움 안에서 걷게 하시고 내 두 눈이 오래도록 석양을 바라볼 수 있게.. 좋은시·좋은글 2010.06.03
폴 베르네르/가을의 노래 가을의 노래 가을 날, 비올롱의 긴 흐느낌이 가슴 깊이 스며서 서러워라. 종소리 있어 가슴 막히고 눈물 머금는 지난날의 추억이여 아, 나는 이토록 뜻 잃고 이리 저리 흩날리는 낙엽이어라. 詩 폴 베르네르 좋은시·좋은글 2009.11.18
불타는 바그다드의 어머니/김영환 - 프롤로그 - 나는 오늘, 죽이는 자의 눈이 아니라 죽어가는 자의 눈으로 나는 오늘, "충격과 공포"에 떨고 있는 불타는 바그다드 어머니의 눈으로 나는 오늘, 내 어린 두 딸아이와 불타는 바그다드에서 죽어가는 어린 딸들이 똑같이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믿음으로 나는 오늘, 지난 날 나의 조국에서 .. 좋은시·좋은글 2009.10.10
김영환/故 김대중 대통령 영전에 올립니다 故 김대중 대통령 영전에 올립니다. 슬픔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단 걸음에 세브란스 병원 20층에 들어섰을 때도 쏟아져 나오려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이 새벽에도 자꾸만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김대중 대통령님, 이제 당신께서 저에게 주신 그 크신 사랑을 어떻게 갚아야 합니까? 당신께서.. 좋은시·좋은글 2009.08.24
김영환/평화의 땅 하늘나라에 사자별 되소서 [故 김대중 前 대통령 弔詩] [故 김대중 前 대통령 弔詩] 평화의 땅 하늘나라에 사자별 되소서 / 김영환 세브란스병원 집중치료실에서 인공호흡기 떼고 나로호 인공위성타고 하늘나라 사자별 되어 북녘 땅 대동강 굽어보고 어린 시절 하의도 고향집 훠얼 날아가고파 그리도 황망히 떠나신 건가요? 하늘나라 가셔서 부엉이 바위 밀.. 좋은시·좋은글 2009.08.21
백거이/달밤에 친구는 오지 않고 달밤에 친구는 오지 않고 옛 사람은 낮이 짧다하여 촛불 들고 밤놀이 하지 않았나? 이토록 교교한 밤에 달빛은 서녘 다락을 비추고 넘치는 술 한 동이를 성곽에다 올려놓았건만 그대는 기다려도 오지 않고 나하고 달님만 동그마니. 물을 비추자 하얗게 연기 일고, 사람을 비추자 하얗게 나부끼는 머리.. 좋은시·좋은글 2009.08.11
이용악/전라도 가시네 전라도 가시네 알룩조개에 입 맞추며 자랐나 눈이 바다처럼 푸를뿐더러 까무스레한 네 얼굴 가시내야 나는 발을 얼구며 무쇠다리를 건너온 함경도 사내 바람소리도 호개도 인전 무섭지 않다만 어드운 등불 밑 안개처럼 자욱한 시름을 달게 마시련다만 어디서 흉참한 기별이 뛰어들 것만 같애 두터운 .. 좋은시·좋은글 2009.07.14
나옹선사(懶翁禪師)/청산은 나를 보고 靑山兮要我 : 청산은 나를 보고 靑山兮要我以無語(청산혜요아이무어) :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蒼空兮要我以無垢(창공혜요아이무구) :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聊無愛而無憎兮(료무애이무증혜) :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如水如風而終我(여수여풍이종아) : 물같이 바.. 좋은시·좋은글 2009.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