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을 생각하다 느림을 생각하다 느리게 바라보고 느리게 갈 일이다. 빠른 것이 빚어내는 가시적 성과 이면에 그 생명력은 빈약하고 평화는 보증할 수 없다. 사랑하고 나누는 일도 조리하고 먹는 일조차도 느릿느릿 곰삭힐 줄 아는 긴 안목과 호흡이 필요하다. 빠른 만큼 독이 되고 빠른 만큼 칼날이 되는 그에 비례해.. 정성태 [신 작] 2010.06.22
아프지 마세요 아프지 마세요 아프지 마세요. 아니 조금만 아프세요. 힘든 줄 알지만 잘 참고 견뎌 내리라 믿어요.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 그의 자비로우심과 치유의 손길로 돕고 계심을 어느 순간에도 잊지 마세요. 모든 것이 잘 될 거에요. 그것이 사랑의 힘이고 또 위대한 능력이 됨을 숱한 증거를 통.. 정성태 [신 작] 2010.06.08
춘몽/정성태 춘몽 헛된 희망을 안고서 봄은 왜 또 오는지 몰라. 성가시고 짜증나는 비루하기 그지없는 세상, 남루한 것 모두 미련도 훌훌 거둬야지. 네가 없는 빈자리 캄캄히 숨이 멎는데, 봄은 왜 또 지랄같이 환장할 웃음을 짓는가. 아무래도 내가 너무 오래 살았나 봐. 詩 정성태 정성태 [신 작] 2010.05.03
목련 지다/정성태 목련 지다 간밤에 내린 비에 목련이 처참히도 졌다. 뜬 눈으로 밤을 지나 이른 산책길에 만나는 나의 모습도 꼭 저와 같아, 서늘히 내려앉는 우울한 소리만 어지럽게 날카로운 파편으로 서성인다. 온전히 버려야 하리 저것도 제 갈 길을 알아 눈부신 기억을 묻어두거늘, 허욕의 불꽃을 다스리며 그래, .. 정성태 [신 작] 2010.04.22
두려운 시간/정성태 두려운 시간 확증할 수 없는 것들이 잉태하는 스스로에 대한 노여움과 질곡은 오롯이 신의 분노에 맞닿아 있다. 길길이 타작 당하는 곡물을 보라. 살아간다는 것이 모두 저와 같다면 그 얼마나 위태롭고 가혹한 일이더냐. 그것이 설혹 사랑의 이름을 지녔다 할지라도...... 詩 정성태 정성태 [신 작] 2010.04.07
3월의 눈/정성태 3월의 눈 크고 탐스럽게 결 고운 모습을 한 3월의 눈이 내린다. 아가의 앳된 미소 희디흰 속살을 닮아 천진스럽기가 그지없는 쉽사리 열리지 않던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의 빗장을 풀며 사랑을 불러내고 사랑 이후의 마지막 사랑까지 담아내는 지상의 숱한 그리움과 그 간절한 기도를 채우며 시방 사.. 정성태 [신 작] 2010.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