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사랑은 지금 내 사랑은 지금 내 사랑은 하얗게 덮인 저 눈속 어딘가에 깃든 그리움을 지워내는 것. 해빙의 눈빛이 오르면 다시금 혼란스레 드러날 그 불치의 병마로부터 온전히 나를 치유하는 것. 詩 정성태 정성태 [신 작] 2023.01.22 (6)
내게 허락된 아침이 내게 허락된 아침이 내게 허락된 아침이 눈부신 선물입니다. 또 다른 기적입니다. 신의 은총을 구하는 낮은 자리의 기도와 그 소망의 햇살 위로 눈물 젖은 이들과 호곡 깃든 이웃에게 투박한 손을 모으는 내게 주어진 아침이 눈부신 선물입니다. 또 다른 기적입니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 작] 2023.01.19 (4)
그대, 세월 오가도 그대, 세월 오가도 저 어둠 내린 신작로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져 간 그대 발자국. 세월 오가도 돋아나는 생채기, 안개 너머 여전한 그대 목소리. 젖은 기억과 질긴 그리움 사이, 되살아나는 그대 숨가쁜 얼굴. 詩 정성태 정성태 [신 작] 2023.01.18 (6)
길을 잃은 길에서 길을 잃은 길에서 우리 사이에 가장 냉혹한 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러나 아득한 그 어디 잊으라고 그만 잊으라고 갈라지는 길에서 방향을 잃은 채 하냥 서성이고 있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 작] 2023.01.12 (10)
호수에서 호수에서 고요한 호수는 가장 자비로운 수평이다. 부드러우나 정교하게 공정한 균형을 이룬다. 달이 깃드는 호수, 굳이 술잔이 없어도 보고싶은 얼굴 한가득 평안을 나누어 갖는 호수에 잠긴 물은 수평이고 그리움이며 언제라도 도달하고픈 안쓰러운 갈증이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 작] 2023.01.09 (13)
한밤, 겨울공원에서 한밤, 겨울공원에서 깊고 아득하게 불빛마저 얼어붙는 인적 끊긴 겨울공원. 한밤을 가르는 지상의 모든 적막과 침울한 공간 사이로 창백하게 배회하는 유배된 자의 혼백, 그 한밤의 겨울공원. 詩 정성태 정성태 [신 작] 2023.01.06 (10)
다음 생이 주어진다면 다음 생이 주어진다면 다음 생이 주어진다면 간결한 시를 쓰는 도예공으로 살고 싶어. 번잡하지 않은 곳에 검소한 터를 잡고 불꽃의 세기를 맞출 거야. 욕망의 승강기로부터 인류는 얼마나 위태롭게 죽음의 가속 페달인가? 거기 낡은 성서 한 권과 피로 얻은 십자가 한 개, 삶을 구속 삼을지도 몰라. 또한 정갈한 시를 쓰고 정성스레 토기를 빚으며 온전한 평화를 기도할 거야. 詩 정성태 정성태 [신 작] 2023.01.05 (6)
사랑에 관한 짧은 보고서 사랑에 관한 짧은 보고서 사랑은 언어나 이성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어 질 수 없는 체험적 실제로 살아 있는 자의 절대적 빛이며 무한한 힘의 원천이다. 사랑은 인간의 지식이나 의지가 미치지 못하는 영역까지도 온전히 초월해 내며 그 생명의 울림에 귀 기울일 뿐 다른 효용 가치를 따지지 않는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 작] 2023.01.03 (14)
시대 앞에서 시대 앞에서 권력의 길은 유한하나 역사적 책임은 항구적이다. 한시적 권력은 무망한 것, 너는 한자락 구름 앞에 떨지 말고 스스로를 위해 기도하라. 또한 기꺼운 마음으로 네 이웃의 처절한 애통함과 시대적 책무 앞에 헌신하라. 권력의 길은 흩어지나 진리는 영원하기 때문이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 작] 2023.01.02 (10)
젖은 기도 젖은 기도 한 생에서 내게 가장 눈물 나게 하는 내 너를 위해 기도하노니 맑은 햇살을 닮아 눈부신 기억이 되고 청명한 숲을 닮아 생명의 기운이 되는 오늘도 여전히 가장 온전한 마음으로 무릎을 꿇고 있을 너의 상한 육신과 피곤한 영혼 위에 내 너의 안부를 물으며 젖은 기도를 올리노라. 詩 정성태 정성태 [신 작] 2022.12.31 (6)
바다에 대해 바다에 대해 성난 몸부림으로 연거푸 거꾸러지는 것은 저 바다만이 아니다. 켜켜이 내장된 삶의 동통을 껴안은 채 어디론지 향하는 무수한 발길과 발길들. 그 도시의 스산함과 용납되지 않는 언저리 너머 거침없이 꿈틀대는 그곳에도 바다가 산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 작] 2022.12.30 (8)
내 혼의 거처 내 혼의 거처 한 생을 넘기는 것이 저 억겁의 땅 어딘가에 있을 내 죄의 값이요. 거기 쓰여진 비망록, 행간과 행간을 잇는 헛됨이 내 삶의 무게다. 그 시간표에 놓여진 굴곡진 이승의 그림자는 내 혼의 거처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 작] 2022.12.28 (8)
독백 - 진보에게 고함 독백 - 진보에게 고함 이제 더는 노래하지 않는 곡조 잃은 새가 될 것 같아. 길 끊긴 신작로 어디쯤 움직일 수 없는 벽에 막혀 꿈이 뒷걸음치고 있어. 가면 속에 깃든 허위와 그 답답한 어둠의 지배가 자꾸만 엄습하는 여기, 선율 없는 쇳소리만 연거푸 장송곡이 되고 있어. 詩 정성태 정성태 [신 작] 2022.12.2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