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신 작] 349

흉흉한 겨울 햇살 사이로

흉흉한 겨울 햇살 사이로 삭막하게 쏟아지는 흉흉한 겨울 햇살 사이로 광장의 아우성이 들린다. 원근을 두고 황망히 그것들을 응시하는 무기력한 시대의 한복판 지성은 패거리에 묻히고 또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나면 요란한 소리 들려오리니 거기 아직은 간난의 때 구호가 난무하는 광장 사이로 설익은 깃발이 폭주한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 작] 2022.12.04 (2)

죽음에 대해

죽음에 대해 태어난 순간 그 누구도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것이 인간에게 깃든 비극임과 동시에 축복이다. 만일 삶이 영속적이라면 촘촘한 노예적 질곡으로부터 헤어날 길 없는 존재의 나날이 그 얼마나 참담한 감옥이겠는가? 늙고 산화해 간다는 것은 죽음과의 시간이 가까워진다는 것. 그것이말로 깨달음 이면에 오는 본원적인 즐거움이 돼야 한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 작] 2022.11.27 (2)

이별을 위한 변명

이별을 위한 변명 이제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하자. 더는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기로 하자. 너와 나누던 끝 모를 밀어와 그 단정한 믿음도 그만 지우기로 하자. 우리가 불 밝혀 세우던 순결한 고백이 여기 한낱 의문으로 환치되는 지금, 내 안의 걷잡을 수 없는 회한이 밀려든다. 더는 견디기 힘든 비루한 상황이 힘든 나를 더욱 힘들게 다그쳐 세운다. 너와 함께 했던 짧으나 긴 시간, 숱한 언약과 애틋함을 공유했다. 그러나 매번 고비마다 터져 나오는 알 수 없는 미묘한 단절의 연속 앞에서 홀로 무너지는 가슴을 쓸어안아야 했다. 이제 우리 사이에 캄캄히 놓인 그것을 한나절의 지루한 꿈이라 위로하자. 더는 너를 향한 애증의 파편도, 혹은 내게 남겨진 처참한 얼룩도 그 순박한 이름을 후벼파고 싶지는 않다. 만일 우..

정성태 [신 작] 2022.11.13 (8)

애증의 길목에서

애증의 길목에서 사랑의 메모리는 감미로운 때를 떠올리지만 이별의 메모리는 가장 고통스러운 현재를 산다. 관계 속에 내장된 메모리의 깊숙한 어느 순간도 그 모든 연산의 복잡함을 뚫고 사랑과 이별의 혼재를 구획한다. 한결같이 사랑하였으나 이제 더는 아파하지 말아야 되는 저 바람 가르는 신작로 사이로 나는 그만 작별을 준비하고 있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 작] 2022.11.0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