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안철수 의원이 근심거리인 이유!

시와 칼럼 2023. 2. 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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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이 지난 2015년 12월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다. 이후 2016년 1월 천정배, 김한길 전 의원 등과 함께 국민의당을 창당한다. 우여곡절 끝에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체제로 출범은 했으나, 그해 4월 있게 될 총선 전망은 매우 어두웠다.

급기야 안철수 의원은 전북 순창에 칩거 중이던 정동영 전 의원을 찾아가게 된다. 두 사람의 만남 이후 정동영 전 의원이 국민의당에 전격 합류한다. 그러면서 총선 분위기 또한 극적 반전 기류를 이룬다. 신생 정당이 호남지역을 거의 싹쓸이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당지지율에서는 민주당을 앞서며 총 38석을 얻어내는 기염을 토한다.

그로부터 1년 4개월 후인 2017년 5월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안철수 의원은 졸전을 거듭하며 3위로 추락하고 만다. 그리고 그해 8월, 국민의당 전당대회가 개최된다. 대선에서 대패한 안철수 의원은 그 어떠한 정치적 자숙기도 없이 국민의당 당대표에 출마하는 무리수를 둔다. 당대표 경쟁에 나선 다른 후보들이 유승민 계 바른정당과 합당할 것을 우려해 그에 대한 질문을 수차례 던진다. 그때마다 안철수 의원은 눈 한 번 깜짝하지 않고 강하게 부인했다.

당시 국민의당 당원 분포는 호남출신이 압도적이었다. 이는 인적 구성에 있어, 유승민 계와의 합당을 받아들일 수 없는 정치적 성향이 우세했음을 뜻한다. 그러한 점을 의식한 안철수 의원의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이는 당대표에 당선되기 무섭게 드러난다. 당원들의 매서운 반대에도 아랑곳없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을 강압으로 밀어붙였다. 그러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호남지역 국회의원과 다수 당원은 그에 합류하지 않은 상태에서 2018년 2월 바른미래당이 창당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바른미래당이 온전할리 만무했다. 안철수-유승민 두 계파 사이의 끊임없는 헤게모니 쟁탈전이 펼쳐졌다. 그러다 유승민 계가 탈당하며 국민의힘에 합류하게 된다. 남은 안철수 계는 손학규 당시 바른미래당 대표 측과 또 다른 당권 싸움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그야말로 쑥대밭을 방불케했다. 그런 후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계파와 함께 2020년 1월 바른미래당을 탈당한다.

그리고 같은 해 2월 국민의당을 재창당한 후 4월 시행된 제21대 총선에 임하게 된다. 그러나 지역구 후보는 단 한 곳도 출마시키지 못한 채 비례대표만 고작 3석 확보하는데 그친다. 초라하기 이를데 없는 성적표였다. 이런 상태에서 2022년 4월, 아사 직전에 놓인 국민의당을 데리고 국민의힘과 합당한다. 그리고 경기도 분당 재보궐 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손쉬운 승리를 얻는다.

또 다른 문제도 제기된다. 안철수 의원이 지난 대통령선거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드러냈던 의문스러운 행보다. 인수위원장 시절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인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입각 요청마저 묵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한편 그간 안철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입법이 과연 어떤 것이 있는지 이 또한 따져봐야 할 지점이다.

이런 상태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로는 '윤안연대' 운운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당내 선거에 강제 호출하는 사태를 야기한다. 윤석열 대통령 뜻과는 전혀 무관하게, 오직 안철수 의원 자신만의 유리한 선거 지형을 조장하기 위해 극히 무례한 언사를 일삼고 말았다. 이는 또한 대통령을 일개 의원과 동급으로 여기고 있다는 오만함도 묻어나는 대목이다.

특히 이준석 전 대표 등이 악의적 목적을 갖고 만들었던 '윤핵관' 프레임을 사용하며 윤 대통령을 모욕했다는 점도 용납되기 어렵다. 만일 그런 식이면 안철수 의원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사람은 '안핵관'이 되고, 이준석 전 대표를 위한 경우에는 '이핵관'이 되는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든 사단이 그 얼마나 유아적 정쟁에 불과한 것인지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일각에서 안철수 의원을 지칭해 심각한 왕자병에 빠져 있다는 비아냥이 있다. 그게 안 의원에게 정치적 난치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안철수 의원과 직간접으로 관련된 일련의 사태에 대한 해명이 요구된다. 그가 있는 곳마다 끊임없이 정치적 우환을 생산했던 일에 관해서다. '새정치'가 아니라 '구태정치'의 표본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 때문에 자칫 대통령실과 집권 여당이 사사건건 불협화음을 내며 갈등을 양산할 수 있겠다는 우려를 자연스레 갖게 된다. 그런 정당에게 누가 얼마나 표를 줄 수 있을지 자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 성공을 통한 국가적 위상제고와 국민의 편익증진을 희구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집권당 수장이 되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근심이 따르게 되는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니다. 더욱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대내외적 여건이 날로 어려워진 상황에 처해 있다. 따라서 대통령실과 여당이 상호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조율하며 국가적 난제들을 헤쳐나가야 하는 절체절명의 소명을 부여받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 숙고할 수 있어야 한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