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신작]

성탄절에 쓰는 시

시와 칼럼 2022. 12. 2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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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에 쓰는 시


마구간 말구유
낮고 헐벗은 모습으로
아기 예수께서 오셨도다.
부풀대로 부푼
오만한 자의 거리에
불야성을 이룬
끝모를 성애의 밤하늘로
스스로의 살을 떼고
스스로의 피를 바쳐
온갖 죄악을 사하시려
왕의 왕께서 오셨도다.

어느 날 밤 꿈
아직 처녀이던 마리아에게
성삼위 권능이 임하니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
예수를 수태하게 되리라"
천사 가브리엘이 전하여 준
그 약속을 순결히 지킨
여인의 복된 탯줄을 따라
예정된 인자께서 오셨도다.

온갖 잡귀가 활보하는
거짓과 탐욕의 한복판에
스스로 속제물이 되시고자
번제물 어린 양
구원의 주께서 오셨도다.
사망의 권세를 이기고자
처음이요 마지막이 되신
어린 양 예수께서 오셨도다.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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