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핼로윈 사고와 단장지애(斷腸之哀)... 원인규명과 방지책 마련에 중점둬야

시와 칼럼 2022. 12. 2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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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지애(斷腸之哀), 창자가 끊어질 듯한 슬픔을 뜻한다. 새끼 잃은 어미 원숭이의 창자가 끊어져 죽게 됐다는 고사에서 유래하는 말로, 자식 잃은 부모의 심정에 비견된다.

또한 사람들은 '부모는 산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말한다. 핼로윈 사고로 젊은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심정이 그러할 듯싶다. 그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사고이며, 그 누구도 마음 아프지 않은 경우가 없을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젊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단장과 같은 고통을 헤아리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리라 여긴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밤중 보고를 받은 즉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여긴다. 공식 조문 기간 내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빈소를 찾아 슬픔을 함께 했다. 국정 최고책임자인 입장에서 수차에 거쳐 애석한 심정을 밝히며 사과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에 더 무엇을 대통령에게 따지며 책망할 수 있겠는가? 일정한 선을 넘게 되면, 오히려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들을 향하게 될 수도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사고가 발생한 이후 행안부 장관의 부적절한 발언은 국민 일반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것도 숨길 수 없다. 하물며 유족들 입장이야 어떠했을지 미루어 짐작하게 된다. 특히 사고 대응에 사실상 방치했던 것이나 다름없던 당시 용산경찰서장, 112 상황실 당직 총경 및 관련자들의 이해되지 않는 행태다. 그 무슨 변명을 할지라도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참담함 그 자체였다.

그런 한편, 거리에서 산타 복장의 어떤 남성이 주로 불특정 여성에게 사탕을 나누어줬다고 한다. 그걸 먹은 사람이 구토를 하거나 이상증세를 보였다는 증언도 있다. 환각제 또는 독극물에 의한 사고 개연성도 능히 유추할 수 있는 지점이다. 압사 사고가 있었던 해밀턴호텔 골목길에서 100미터 이상 떨어진 대로변에 다수의 사람이 누워 있었다는 점은 그것을 뒷받침한다. 늦가을 날씨임에도 옷을 제대로 입지 않은 상태로,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이는 사고의 또 다른 요인으로 유추되는 지점이다.

특별히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 마약 유통이 폭증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그간 10년 동안 학생 마약사범이 5배 가량 늘었으며, 2030 마약사범은 전체의 50%를 웃돈다고 한다. 신체는 물론이고 정신까지 몽땅 갉아먹는 무서운 물질이 마약이다. 그야말로 핵공포에 버금가는 치명적인 독소임에 분명하다. 그런가하면 일단의 사람이 고의로 지속되게 밀어서 사고를 유발했다는 증언도 있다.

따라서 사고 원인이 무엇이고 왜 발생하게 됐는지 그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우선 요구된다. 이를 통한 국가 배상과 책임자 처벌도 가능하게 되리라 여긴다. 그 무엇보다 안전장치 마련을 통해 향후 유사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 유가족들의 적극적인 협조도 필요할 듯싶다. 그것이 또 다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취해야 할 부모된 입장이리라 여긴다.

그와 함께 유가족들의 요구 사항을 피력하는 일도 정당하게 여긴다. 그럼에도 정치적으로 접근하거나 또는 악담과 고성을 지르는 등의 언행은 폭넓은 국민적 동의를 얻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보다 차분하고 냉철한 가운데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에 중점을 두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아울러 모든 일에는 순서와 정도가 있어야 한다는 점도 염두에 둘 수 있어야 한다. 아무쪼록 정부와 유가족들을 비롯한 국민적 지혜와 총의를 통해 시급히 극복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