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신작]

패자의 노래

시와 칼럼 2022. 12. 11.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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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의 노래


때가 되면 가리,
바다가 보이는 산에 들어
끝내 놓아 두지 못했던
욕망의 습한 기운도 버리고

거기, 되돌릴 수 없는
피붙이를 향한 죄스러움도
내내 속죄함으로
끈끈한 인연의 빚을 갚으며
일체 무욕으로 가리.

바다가 보이는 그 곳 산자락,
더없이 태평한 심사로 터를 놓고
그저 맑게 세월을 낚다
한세월 비켜 갈 수 있으면 좋으리.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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